[마포] 장가네 곱창 - 크림같은 곱을 맛볼 수 있는 곳

2014. 2. 2. 15:17Life/Appetite

곱창에 빠진 이후로 서울에 맛있다는 곱창집을 참 많이 돌아다녔다. 뭐든 그렇겠지만, 하나가 괜찮으면 다른 하나가 별로고..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고 정착하게 된 마포 장가네 곱창! 일단 부드러운 곱창을 좋아한다면 맛에는 후회하지 않을만한 곳이다. 대신 주인아저씨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곳!!

장가네 곱창의 메뉴는 이렇다. 일단 곱창 2인분 주문. 기본으로 간, 천엽과 부추 등 간단한 찬이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고추 간장(?)도 듬뿍 나오고 ㅎㅎ

곱창을 시키면 기본으로 곱창, 대창, 염통, 벌집위과 감자, 대파가 세팅된다. 이름은 곱창이지만, 다른 집 모둠 같은 느낌이랄까? 장가네는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일단 곱이 가득해서 넘칠듯하면서도 부드러운 곱창, 기름기를 모두 제거해 담백하고 고소한 대창, 고기보다 맛있는 염통과 쫄깃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벌집위. 재료가 신선해서일까? 주방에서 살짝 불에 달군 상태로 나오면 주인아저씨가 손수 하나씩 손질해가며 구워주신다. 잊지 말 것은 염통은 핏기만 가시면 먹을 것! 많이 구우면 질겨진다.고 아저씨가 얘기하셔서 미디움 레어 상태로 흡입!

여기서 잠깐, 소의 내장에 대해 살짝 알아보자. 소는 되새김질 하는 동물이라 4개의 위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 이름은 다음과 같다. 1위는 '양'으로,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오발탄' 등에서 양대창구이나 양밥에 들어가는 그 '양'이다. 2위는 '벌집위'로 벌집 모양을 하고 있어서 벌집위다. 3위는 '천엽' 또는 '처녑'이라 부르는 부위다. 보통 곱창집에서 간과 함께 찬으로 제공되는 부위. '천엽'이냐 '처녑'이냐 말들이 많던데, 둘 다 표준어라고 하니 상관없이 사용하면 될 것 같다. 4위는 '막창'으로 붉은색 때문에 '홍창'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곱창'은 소장이며 '대창'은 대장이다.

잘 익어가는 곱창과 대창을 자르고 나면 이제 마늘과 부추 굽기가 허락되는 시간이다. 앞서서 주인아저씨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고 했는데,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대단하신 분이라 음식 맛에 악영향을 끼치는 짓(?)을 하면 잔소리를 하시기도 한다. ㅋㅋ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구워주시고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시기 때문에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곱창이 익기 전에 마늘과 부추를 올리면 기름이 얼굴로 튀기 때문에 나중에 굽는 게 좋다고 하신다. 일단, 곱창과 대창이 잘게 잘리면 그때부턴 마늘이든 부추든 알아서 구워 먹으면 되는 시간.

그동안 곱창이 맛있게 익으면서 가득한 곱이 흘러넘치는 중.. 워낙에 곱이 가득해서 크림 같은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곱창 옆의 납작한 건 바로바로 대창! 보통 대창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보통 대창은 속에 기름이 가득한 상태로 먹곤 하는데, 곱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 그것들은 모두 기름이다. 장가네에선 대창을 갈라서 안쪽의 기름을 모두 제거한 상태로 구워주는데, 이렇게 바싹 구워서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된다. 술안주로도 잘 어울리고.

정신없이 흡입하고 나면 이제는 time to 볶음밥. 국내산 쌀과 김치로 맛있게 볶은 볶음밥이 구수하게 끓인 된장찌개와 정말 잘 어울린다. 된장은 마구 휘저어서 가라앉은 양념을 섞어서 먹을 것.


<before><after>

눈 깜짝할 사이에 볶음밥과 된장찌개를 다 비웠다. 항상 갈 때마다 실망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식당 중 하나다.

위치는 지하철 마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손님이 꽤 많아서 늦게 가면 오래 기다리거나 곱창이 떨어져서 못 먹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