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Left Field NYC Cone Mills Indigo Selvedge Duck Chelsea Jean

첫 번째 Left Field NYC. 두 번째 히든리벳. 두 번째 Duck Canvas 바지. 몇 번째 셀비지일까? Left Field NYC의 제품은 투박하고 거칠다. 같은 미국산 제품이지만, 섬세한 Rogue Territory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래서 LF를 상남자의 데님이라고 하는가보다.

오랜만에 데님을 구매했다. 따져보면 작년 RRL과 올 초 Lee 101 이후 RRL 워싱진을 구매하긴 했지만, 워싱진은 영 내 타입이 아니라 한 번 입고 방치 중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 녀석을 제외하면 9개월이 넘었다.

그런데 엄밀히 살펴보면 또 데님이 아니다. 데님('Serge de Nime')은 serge로 보나 denim으로 보나 사선으로 능선이 나타나는 능직(Twill)이다. 그런데 이번에 구매한 녀석은 제품명에도 나온 것처럼 'Selvedge Duck'이다. 솔직히 Duck과 Canvas의 차이가 뚜렷이 구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Duck이든 Canvas든 평직(Plain Weave)다. 트윌은 아니란 이야기. 뭐 중요한 거 아니니까. 그냥 오랜만에 바지 하나 샀다는 이야기다.

세상의 수많은 데님(그냥 데님이라고 하는 걸로...) 중 Cone Mills Indigo Selvedge Duck Chelsea Jean를 선택한 이유는

  1. 나도 상남자의 Left Field NYC를 갖고 싶어서.
  2. 더군다나 흔한 데님이 아닌 Selvedge Duck이라서. (아이러니하게도 처음엔 지금의 데님이 아닌 '덕'(또는 캔버스)로 청바지를 만들었단다. 믿거나 말거나.)
  3. 게다가 Cone Mills White Oak 원단이면서 American made Universal Hardware + Bandana Pocket이라서.
  4. 추가로 백 포켓이 히든리벳 디테일이라서.
  5. 마지막으로 세일 모델이라 목록통관 적용으로 관부가세 면제 가능한 가격이라서.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하필이면 휴무였던 금요일에 사무실로 택배가 도착했다. 미용실에서 띠링띠링 문자를 받은 터라 머리를 다 한 다음 사무실까지 친히 방문하여 수령한 택배박스 샷. 뭔가 알 수 없는 새가 그려진 스탬프가 쿵 찍혀있다. LF의 로고인가 싶어서 봤더니 홈페이지엔 없고 글씨는 정확히 모르겠고. 뭘까? 2-3분의 구글링 후 미루어 짐작건대 'Robbins Container Corp'라는 종이와 인쇄 등을 업으로 하는 그 회사의 마크는 아닐까? 쓸데없는 고민은 나중을 위해 미뤄두고 일단 박스를 개봉했다. 열자마자 눈에 띈 Left Field 라벨로 일단 LF가 맞는다는 건 바로 확인했다.


Left Field NYC

앞모습. 아주 평범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데님인지 덕인지 알 수 없다. 아주 짙은, 그러나 검정빛은 없는 푸른 네이비 색. 거기에 네이비와 옐로의 투 톤 스티치.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자세히 보면 무려 초록색 바탕에 삽과 곡괭이와 LF가 '양각'으로 새겨진 탑 버튼과 깨알같이 LEFT FIELD라고 (역시 양각으로) 새겨진 리벳들. 거기에 금빛으로 반짝이는 월계수가 (또 양각으로) 새겨진 버튼 플라이. 내구성을 위한 사선 스티치도 빠지지 않았다.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살짝 뒤집어 보면 백 포켓에 떡 붙어있는 종이 택. Left Field NYC가 1998년도에 시작되었고 LOT : Cone White Oak, Size : 30, FIT : The Chelsea 라고 스탬프 쾅쾅 찍혀있다. 상남자처럼 스테플러로 대강 옷에 박아 둠. 콘셉트는 광부.

참고로 Chelsea는 LF의 데님 중 슬림한 핏으로 스키니는 아니지만 꽤 핏하다. 부츠에도 스니커에도 무난히 어울리는 핏이다.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뒤태. 아주아주 심플한 백 포켓. 저기 히든리벳이 숨어 있다. 가죽택의 콘셉트 역시 광부. 헤드라이트엔 'LEFT FIELD', 수레엔 'AMERICAN WORK WEAR'.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레드라인 셀비지와 체인 스티치. 데님의 셀비지 라인처럼 흰색 바탕에 빨강 스티치가 있다. 코인 포켓에도 히든 셀비지.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두둥! 반다나 포켓. 빳빳한 캔버스 원단에 깨알 같은 디테일들. Hermes 부럽지 않음. (정말? ㅋㅋ)


Left Field NYC

'HAND CRAFTED WITH PRIDE IN AMERICA'.


Left Field NYC Left Field NYC

뒤집어서 다시 보는 백 포켓과 히든 리벳. 백 포켓과 버튼 플라이 부분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스티치가 체인 스티치다. 오른쪽 셀비지 라인 중간 중간에 반복적인 구멍은 아마 구직기에 원단을 고정할 때 생긴다는 그 구멍이려나?


처음 접한 Left Field NYC 제품인데 기대 이상으로 정말 만족스럽다. 디테일 하나는 정말 살아있음. 또 덕 캔버스 원단이라 12oz라는 비교적 얇은 두께임에도 빳빳함이 다르다. 원단의 특성인지 2일 착용에도 굵은 주름이 가득 생기며 마찰 부분은 약간 광택감이 생긴다.

제품 홈페이지의 상세 설명에 Left Field jeans and chinos are not vanity sized.라는 문구가 있다. 뭔 소린가 했는데 정말 허리 사이즈 자비 없다. RRL 구매할 때 다운사이징 해서 29로 샀는데 LF 30 사이즈가 거의 그 수준이다. 처음 단추를 잠글 때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림. 다운사이징처럼 터질듯한 사이즈를 늘려 입는 것이 싫다면 한 사이즈 크게 가는 걸 추천한다.

LF는 기본적으로 기장이 36" 정도 되기 때문에 수선을 하던가 접어 입어야 한다. (Inseam 36"에 Front Rise가 10"이니 대략 총장이 46" - 117cm 정도다'-'. 여담이지만, 홈페이지 실측이 거의 정확하다.) 그냥 접어 입으려다 나중에 세탁 시 기장이 줄어들면 접힌 자국이 이상할까 봐 소킹 후 착용하기로 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허리 부분은 수축이 생기면 착용 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허벅지까지만 핫소킹 후 고온건조하기로 했다. 일단 바지를 걸어두고 뜨거운 온수를 허벅지 부분부터 밑단까지 뿌리면서 충분히 적신다. 충분히 적시고 탈수 후 고온건조 시작. 방축가공 원단이긴 하지만, 길이, 너비 양방향 다 거의 수축이 없었다. 결론은 수축 고민 안 하고 그냥 입다가 나중에 세탁해도 무리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

Indigo Duck Canvas 원단이 어떤 식으로 페이딩이 진행되는지 본 적이 없는데 기대된다. 겨울 동안 열심히 입어주고 내년 여름이 될 즈음 한 번 세탁하면 예쁘게 잘 익을 듯. 다음번에 다시 LF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면 셀비지 치노로 하고 싶다. 무난한 Beige나 Olive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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