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플래너 내맘대로 CEO 바인더 만들기

2011. 1. 5. 04:10Life/Chat

 곧 퇴원이다. 사회 적응을 위한 활동의 하나로 플래너 - 아직 플래너란 말은 익숙지 않다. 왠지 다이어리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기분 - 에 내 생활을 계획하고 실천하기로 했다. 내 일상과 계획, 일정을 기록한 게 얼마나 됐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2-3년은 족히 됐을 거다. 게다가 쌓여가는 카드비는 가계부 - 금전출납부는 나이 든 느낌이고 용돈기입장은 아동스럽고 가계부는 주부의 느낌 - 작성을 부추긴다. 프랭클린플래너나 오롬이나 다양한 바인더가 나오지만, 정작 이쁜 녀석은 비싸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처음 계획은 붉은기가 도는 브라운 색상의 3mm 정도 되는 아주 두꺼운 통가죽으로 외관을 씌우고 내부를 붉은색 돈피로 붙여서 펜꽂이로 고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중에 파는 바인더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한 재료비의 높은 턱을 넘지 못하고 계획을 99% 정도 수정했다. 만약 가죽으로 만들었다면 구멍 뚫고 바느질하는 데만 2일은 걸렸을 것이다. 안하길 잘했어.

★ 재료 : 2mm 두께 백색 보드, 외관용 천, 연결지, 마감지, 바인더 17_6_19mm, 바인더 고정 나사, 제본풀 또는 딱풀, 송곳, 드라이버, 자, 칼, 햄프사(다른 끈도 상관없음), 이쁜 단추, 라벨

★ 재료 구입 : 셀통


 재료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바인더를 만들 차례다. 바인더 크기는 프랭클린플래너 CEO 바인더의 평균 크기를 참고로 했다. 또 아래의 디자인과 구성은 셀통의 DIY 킷 완성품을 참고로 했다. 해당 킷의 내용을 허락 없이 공개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난 킷을 구매하지도 구경하지도 않았고 단지 완성품의 디자인을 따온 것이니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1. 2mm 두께의 백색 보드를 잘라 19cm X 11cm 두 장, 19cm X 3cm 한 장을 준비한다. 보드를 연결할 연결지는 세로가 19cm 이상이 되어야 한다.

2. 위 사진처럼 연결지 위에 백색 보드를 붙여 바인더 뼈대를 만든다. 백색 보드 사이는 5mm 정도 여유 공간을 두고 붙여야 한다. 연결지의 남는 부분은 깔끔하게 잘라낸다.

3. 바인더 뼈대를 책 모양으로 접는다. 연결지가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책등 두께를 기준으로 연결지를 접는다.

4. 바인더 뼈대보다 상하좌우 2-3cm씩 크게 외관용 천이나 가죽 등을 자른다. 난 갈색에 잔잔한 무늬가 있는 천을 사용했다.

5. 뼈대의 책등 부분부터 꼼꼼하게 풀을 바르고 천을 붙인다. 책을 펼 떄 접히는 부분 - 연결지만 있는 부분 - 은 손톱이나 부드러운 물건으로 잘 눌러서 모양을 잡아준다.

6. 네 귀퉁이와 책등 좌우 부분의 천을 위 사진처럼 자른다. 단, 뼈대 모서리와 천은 4-5mm 간격을 남겨둔다.

7. 남은 천을 안쪽으로 붙인다. 먼저 상하를 붙이고 나중에 모서리 부분에 주의해서 좌우를 붙인다.

8. 안쪽 면에 마감지를 붙인다. 마감지 크기는 천을 붙인 뼈대보다 상하좌우 5mm 정도 작게 자른다.

9. 바인더 고정 나사 구멍 위치를 연필로 표시하고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 구멍이 작으면 드라이버로 넓힌다. 암나사가 밖으로 가도록 해서 고정 나사로 바인더를 단단히 고정한다.

10. 바인더가 열리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로 사용할 단추와 끈을 단다. 일단 뼈대 앞판에서 상하의 가운데를 찾고 오른쪽 끝에서 2cm 들어간 지점에 구멍을 뚫는다. 또 왼쪽으로 5mm 들어간 지점에도 구멍을 뚫는다. 단추에 끈을 끼우는데 한쪽은 짧고 한쪽은 길도록 끼운다. 짧은 끈을 왼쪽 구멍에 넣어서 오른쪽 구멍을 뺀 다음 단추 아래에 끈을 몇 번 감아서 단추와 앞판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생기도록 한다. 이제 짧은 끈과 긴 끈을 잘 묶고 풀 등으로 풀리지 않도록 고정한다. 끈이 잘 고정되면 긴 끈을 감아서 바인더를 감싸고 단추에 몇 번 감아 고정한다. 끈 마지막 부분은 밧줄 묶는 방법을 이용해서 장식했다.
 난 단추와 끈을 이용한 방법을 썼지만, 바인더 잠금장치는 꽤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은 고무줄로 고정하는 방법이고 스냅 자석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 프랭클린플래너 바인더에서 사용하는 펜꽂이 잠금장치도 있고 고전적인 똑딱단추도 있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바인더의 디자인이 약간 바뀌겠지만, 크게 다를 것은 없다.

11. 라벨을 붙여서 완성!! 라벨을 안 붙이니 약간 심심하고 붙이니 아동 느낌이다.

 아직 손놀림이 어설퍼서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처음치곤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이제 주말에 교보가서 속지만 보면 된다. 프플 속지는 비싸서 오롬이나 양지사 CEO 속지를 살까 고민이다. 이제 열심히 계획하고 열심히 실천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