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 선풍기에 관한 속설.

2010. 8. 25. 10:14Life/Chat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소리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어릴 땐 질식의 위험이 있다고 들었고, 조금 커서는 '그게 아니래. 사실은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 있다네~'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 기사에서 선풍기와 죽음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둥!!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나씩 따져보자. 먼저 가장 널리 알려진 속설은 질식사의 위험성이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잘 때 질식사한단 것은 얼굴에 바람을 오래 쐬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죽는다는 의견이다. 또는 선풍기에 의해 방안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서 역시 산소가 모자라서 사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웬만해선 산소가 모자라거나 호흡이 힘들 땐 몸을 뒤척이거나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고 한다. 또 만약 선풍기 바람에 질식할 정도라면 헬멧 없이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거의 호흡곤란 또는 질식사를 당해야 한단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네.

 그럼 저체온증은 어떤가? 저체온증으로 죽으려면 체온이 27~28º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하룻밤에 선풍기 바람으로 체온이 이만큼 떨어지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뭐 36~37º의 체온이 선풍기 좀 쐤다고 거의 9~10º 정도 떨어져서 죽는다는 것은 그냥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것 같긴 하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가 처음 흘러나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어디선가 흘러나온 말이 퍼지고 퍼져서 이렇게 되었겠지? 예전에 영국으로 유학 갔다 온 친구가 고등학교 때 나돌던 '당근을 많이 먹으면 가슴이 커진다.'는 속설이 영국의 어느 곳에서 농담처럼 떠돌다가 한국으로 건너왔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던데 선풍기 속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분명히 그 수는 적지만,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으니 100%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순 없다. 그냥 선풍기를 켜놓고 자는 것은 삼가야지. 아, 참.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건조해져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어쨌든 선풍기를 틀고 자는 것은 좋지 않을 듯.

 여기서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그럼 에어컨 18º로 틀고 선풍기 쐬면서 자면 죽을 수도 있을까??

 혹시 이런 상황에선 저체온증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아, 그냥 선풍기 타이머를 이용해야지. 목숨 걸고 도전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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