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선물로 받은 LX3의 첫 롤.

2010. 8. 7. 22:56Life/Photo

 첫 롤이라는 표현. 오랜만에 쓴다. 첫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여서 그럴까. 첫 롤의 추억이 아직 남아 있다. 혜진이가 생일 선물로 준 LX3. 카메라 소개를 먼저 하고 싶었지만, 여분 카메라가 없어서 뒤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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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를 하면 좋은 점은 만년 외상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 더운 여름날 냉장고 문을 열고 서 있어도 욕하는 주인 내외분이 없다는 것. 냉장고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어도 이상한 눈초리로 주시하는 알바생이 없다는 것.

난 술은 잘 못하지만, 술을 좋아한다. 보통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긴다고 하지만, 난 술이라는 물질 그 자체를 즐긴다. 단맛, 쓴맛, 쌉싸래한 맛, 시큼한 맛, 톡 쏘는 맛, 뜨거운 맛, 시원한 맛. '술'이라는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지만, '술'은 이렇게 많은 서로 다른 얼굴을 갖고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니고 수많은 느낌과 영감을 준다. 그렇기에 '술'은 지금처럼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

맥주 사이에 보이는 저 청하는 뭐지? 빛 반사가 심하다. 윗부분이 조금 짧고 아랫부분이 더 나왔다. 음, 초점이 잘 안 맞다. 버드와이저뿐 아니라 다른 맥주 전체에 초점이 맞춰질 순 없을까? 역시 멋진 사진 찍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사진 보정 프로그램으로 반사도 줄일 수 있나?? 사진 보정엔 워낙 젬병이다 보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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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이면 조금 나으려나? 뭐 비슷하군.

사진 찍은 김에 버드와이저를 한 병 마셨다. 담백하고 정직한 맛. 캬. 시원해. 그나저나 어머니, 왜 우리 가게엔 XXXX는 안 파는 거죠? 모자이크 처리가 아니고 포엑스다. 내가 사랑하는 포엑스. 맥주의 왕 포엑스. 포엑스 포에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