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레트 퓨전, 얼마나 대단하기에? 쿼트로 티타늄을 사용하는 쉬커(Schicker)의 넋두리.

2010. 7. 29. 23:18Life/Chat

 프로모션 탓인지 요즘 블로그에 질레트 면도기나 질레트 퓨전에 관한 글이 넘쳐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한 광고 효과가 정말 대단하구나 새삼 실감한다. 레뷰 프론티어를 통해 프로모션 시작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난 쉬크를 쓰니까 하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요즘은 전자우편으로까지 알려준다. 친절한 레뷰씨. 처음엔 선착순 300명에게 면도기를 준다더니 이젠 ['질레트 퓨전' 리뷰를 작성해주신 선착순 300분께 '레뷰컵'을 드립니다.]란다. 이럼 너무 탐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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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선착순 300명은 애저녁에 지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쉬크를 사용하는 난 왜 질레트 퓨전에 관한 글을 쓰는가. 궁금해졌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렇게 질레트 퓨전에 관한 글이 넘쳐나는가. 게다가 마하3 사용자의 무려 93%가 퓨전 쪽이 면도 후 피부 자극이 적다고 응답했단 것이다. 대대적으로 저자극 면도를 광고한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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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레트 퓨전의 광고 모델은 남아공 월드컵 이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지성이다. 일명 박지성 면도기. 오, 멋진데. 그런데 면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약간은 섬뜩하다. 면도기도 칼은 칼인데. 납량특집은 아닐 테고. 오호호호.

 실제 광고를 이런 모습이다. 역시 '피부 저자극 면도'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진짜 광고 속의 박지성처럼 면도하고도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다면 그건 진짜 인정할 만 하다. 과연...

 어쨌든 퓨전 자체로 돌아와 보자. 일단 디자인으로 봤을 땐 약간 마초스러우면서도 점잖지 못하다. 약간은 조잡한 느낌도 든다. 헤드 연결 부위는 지나치게 굵고 끝 부분 역시 다른 부분에 비해 뚱뚱하다. 안정적인 느낌이나 무게감을 줄 순 있겠지만, 날렵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날렵한 디자인의 면도기를 봤을 때 면도가 잘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퓨전엔 그런 맛이 없다. 검정과 은색이 잘 조화된 날렵하게 잘빠진 마하3와는 사뭇 다르다. 마하3이 도시적인 시크(chic)라면 질레트 퓨전은 지나치게 현대적, 아니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랄까? 20세기 아날로그 감성인 나에겐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 차라리 쉬크 쿼트로가 낫다. 비록 흰색이 조금 튀긴 하지만, 그립감도 나쁘지 않고 약간의 날렵함도 지니고 있다. 헤드 부분의 연결도 훨씬 매끄럽고. 디자인에선 마하3나 쿼트로 티타늄 승!!

 다음은 면도 성능. 사실 퓨전을 사용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한 번 짐작해보자. 일단 퓨전에서 전면에 내세우는 저자극 면도. 이전에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한 적 있지만, 면도는 피부에 굉장한 자극을 주는 행위다. 남자 피부의 적이라고나 할까. 필요악이다. 목욕탕에서 타올로 때를 밀거나 물리적인 스크럽제로 각질을 제거할 때처럼 면도는 칼로 수염과 함께 주변 각질을 제거한다. 그래서 면도 크림과 애프터 쉐이브 등으로 피부 자극을 줄이고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면도날 자체에도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알로에 베라나 기타 오일 성분이 포함된 윤활 밴드가 장착되어 있다. 보통 날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면도 크림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실제로 사용자의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을 만한 윤활 작용을 한다고 보긴 어렵다. 뭐 윤활 밴드야 어떻든, 실제로 면도기에 따라 피부 자극의 정도는 분명 차이가 있다. 퓨전을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실제로 자극이 적은 마하3 사용자의 93%가 퓨전을 선택했다는 결과에 귀가 솔깃한다. 내가 느끼기엔 마하3과 쿼트로 티타늄 두 면도기의 피부 자극 정도는 비슷했는데 조사 결과가 진실이라면 저자극 부분은 퓨전의 승. 물론 검증되지 않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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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그림의 5가지가 퓨전이 전면에 내세우는 특징이다. 얼핏 보면 '오~ 괜찮은데!'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쿼트로 티타늄이나 다를 바가 없다. 2-5번은 퓨전이나 쿼트로나 거의 같은 특징이고 퓨전이 5중 밀착 면도날이라면 쿼트로는 4중 밀착 면도날이다. 퓨전은 오픈 카트리지 방식으로 면도날이 피부 굴곡을 따라 움직이면서 완벽한 밀착 면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쿼트로는 티타늄 날이 오래도록 날카로움을 잃지 않으며 면도날을 감싸는 세로 와이어가 보다 안전한 면도를 돕는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론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일반적인 피부 상태에선 완벽한 밀착 면도의 퓨전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뾰루지가 있거나 굴곡이 심한 피부 상태일 때는 안전 면도를 내세우는 쿼트로가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는 이론일 뿐 실전과는 다르다.

 면도기 회사에서 저자극 면도니 안전 면도니 하는 이야기를 내세우지만, 사실 면도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수염이 잘 잘리는가다. 물론 기본적인 절삭력엔 자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면도기라면 다 잘 잘리지. 난 일회용도 몇 번씩 사용하는데.'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겠지만, 수염이 많이 난다거나 수염이 굵은 분들이라면 절대 그런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 일회용으로 밀었다간 피송송 반창고탁!! 또 남들은 한 달씩 사용한다는 면도날도 수염이 많은 분들은 1-2주면 끝이다. 그만큼 절삭력과 내구성은 면도기의 중요한 요소다. 마하3을 사용한 경험에 비추어 생각했을 때 퓨전은 절삭력 만큼은 믿을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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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남자도 화장하고 피부 관리실을 다니는 시대다.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취업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나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남자 피부관리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저자극 면도라는 문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글 전반에 걸쳐서 지금 사용하는 쉬크 쿼트로 티타늄과 질레트 마하3, 질레트 퓨전을 비교하는 분위기였지만, 어쨌든 질레트 퓨전이나 쉬크 쿼트로 모두 현재 판매되는 최고의 면도기 중 하나다. 이는 어느 한 가지 특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절삭력, 밀착력, 안전성, 기타 사용자 편의성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만에 하나 레뷰에서 퓨전을 보내준다면 아주 고맙게 잘 사용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직접 구매해서 사용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남자에게 있어서 면도란 매일 아침 겪어야 하는 귀찮은 의식일 수도 있지만, 자신을 가꾸는 자신의 위한 투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질레트 퓨전은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