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된 죽음(Tiré à Part) - 장 자크 피슈테르(Jean-Jacques Fiechter)
편집된 죽음은 친구에 대한 애증을 복수로 풀어가는 약간은 식상한 이야기다. 그러나 소재보다는 묘하게 독자를 끌어들여 결말로 몰고 가는 문체가 더 매력적인 작품이다. 편집된 죽음의 초반부는 상당히 식상하다. 프랑스 문학 특유의 갈고닦아 빛이 나는 문체도 아니며 그렇다고 굉장히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특징도 없다. 단지 자신의 여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친구에게 복수할 것이란 단편적인 정보만을 나타낸다. 묘사 역시 두드러진 부분이 없어 약간은 지루한 느낌도 들었다. 편집된 죽음의 진가는 책의 절반 정도를 읽었을 때부터 드러난다. 차근차근 치밀하게 다져놓은 기초 위에 순식간에 쌓아올리는 집처럼 정신없이 독자를 몰고 간다. 사실 이때도 흥미는 있지만, 약간은 가벼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도 ..
201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