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7. 12:09ㆍIT/Useful Apps
오랜만에 노트북을 켰다. 집에 공유기가 없어서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함께 사용하면 한 녀석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는다. 공유기 없던 시절처럼 연결하긴 귀찮고,, 어쨌든, 윈도 7 서비스 팩도 설치하고 그 김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9를 같이 설치했다. IE9를 설치하면서 몇 가지 기대를 한다. 속도에 향상이 있겠지? 사용하기 좀 편해졌겠지? HTML5 지원 여부는 어떨까? CSS3 지원은 좀 나아졌을까? 스크립트 처리는? 뭐 결론적으로 IE8보단 훨씬 좋겠지?
1. 첫인상
긴 머리, 긴 치마를 입은 난 너를 상상하고 있었지만.. 일단 외관은 요즘 추세에 맞게 바뀌었다. 브라우저 상단 메뉴를 얇게 줄이는 유행에 발맞춰서 많이 줄였다. 근데 좀 너무 줄였단 생각도 든다. 얇긴 하지만, 주소 표시줄이 그만큼 짧아졌다. 기본값으로 설정된 주소 표시줄 길이가 이전의 1/3이다. 갑갑하다. 아마 오래 사용하면 익숙해지겠지? 그래도 시각적으로 시원해 보이긴 한다. 뭐 기타 다른 것들은 비슷한 듯.
메뉴가 크롬처럼 오른쪽 끝으로 이동했다. 보기엔 깔끔한데 역시 익숙해지려면 시간 좀 걸릴 듯. 좀 아쉬운 건 사이드 바. 사이드 바에서 즐겨 찾기를 찾는 습관이 있는 데 아마 IE9엔 없는 것 같다. 내가 못 본 건가? 내가 못 봤다면 미안. 쏘리. 어쨌든,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2. 속도
글쎄, 잘 모르겠다. IE8이나 IE9나 비슷비슷한 듯. 내 눈은 밀리초까지 잡아내는 소머즈도 아니고 벤치마킹 머신도 아니니까. 뭐 벤치마킹 결과 보면 빨라졌다니까 그런가 보다 해야지. 자바스크립트 엔진은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빨라졌단다. 크롬에서 지원하는 GPU 가속도 지원하고. 근데 GPU 가속이라는 거, 개념은 참 좋은데 일반 웹브라우징에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이건 IE나 크롬이나 비슷비슷하게 도움 안 되는 듯. 역시 난 소머즈가 아니니깐 확실치 않음. 참, 64비트는 실행을 안 해봤네. 속도가 궁금하다면 V8 Benchmark Suite, SunSpider, Dromaeo에서 비교해보시길.
3. 호환성
글쎄, 서핑을 오래 하진 않았지만, 웹사이트 호환성은 IE8보다 못한 듯. CSS 처리가 좀 바뀌었는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relative 포지션에서 위치 선정이나 z-index에 좀 이상한 듯한 느낌? 뭔가 이상하다 싶어 이것저것 만져봐도 왠지 범인은 이 녀석인 듯하다. 담에 노트북 켜면 다른 것도 좀 살펴봐야겠다. CSS3 지원? 글쎄? 난 잘 모르겠는걸... HTML5 지원? 뭐 나름대로 괜찮은 듯. 다른 브라우저엔 아직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전과 비교해선 꽤 큰 변화다.
그래도 최소한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고 하면 남들이 하는 만큼은 했을 때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세상엔 크롬도 있고 파이어폭스도 있고 사파리도 있고 오페라도 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웹브라우저가 있는데, 어느 정도 비슷하게는 따라가야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난 그럴 것 같은데? 아직은 좀 못 미치는 듯하다. Same Markup이란 개념 아래 일부러 지원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왕 할 거 빨랑 했으면 좋겠다.
뭐 어쨌든, 포털에서 IE9의 호환성에 대해 검색하다 보니 어떤 분이 개발자 모드로 들어가서 브라우저 호환성을 IE8로 바꾸면 사이트가 이상해지는 문제가 없어진단다. 아마 그 글 쓰신 분은 나름대로 고민하다가 IE9의 탈을 쓴 IE8을 선택했을 거다. 뭐 그렇게 사용하면 IE8의 호환성에 IE9의 속도로 사용할 수 있단다. 직접 속도 비교는 안 해봐서 확실친 않지만. 그럴 바엔 그냥 난 IE8 쓰련다.
이쯤 되자 문득 IE9란 녀석에게 묻고 싶었다.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왜? 적어도 IE8에서 제대로 보이는 건 IE9에서도 제대로 보여야 하지 않니? 뭐 IE8에 어거지로 맞춘 페이지 호환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나름 잘 구성되고 다른 브라우저에서 문제없이 표현되는 페이지가 삐끗하는 것이 좀 있네. 웹 표준이나 스크립트 처리 속도나 HTML5나 CSS3 완벽 지원을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제껏 IE6 끌어안고 IE7, IE8에 맞춰 열심히 만든 페이지가 IE9에도 제대로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 뭐 내가 웹 개발자도 아니지만. 웹 디자이너도 아니지만. 그래도 난 불편한 건 싫거든.
뭐 불평불만뿐이었지만, 처음부터 IE는 못난 놈이야! IE 꼬졌어. 이런 마음으로 사용했던 건 아니다. 꽤 많은 기대를 했고 꽤 많이 달라졌을 거로 생각했지만, 글쎄. 난 별로다. 물론 이전과 비교해서 괄목할만한 변화인 것은 맞다. 그래도 잘 봐줘서 이제 다른 브라우저와 비슷하거나 좀 못 미치는 느낌? 아쉬워라.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거래를 해보지 않았지만, 그마저 문제가 있다면 바로 IE8로 갈아탈 생각이다. 내 주요 IE 사용처가 인터넷 뱅킹 및 온라인 거래고 그 나머지는 IE 호환성 확인이니까. 내 기준에서 IE8은 그나마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결제할 때가 아니고선 얼굴 맞대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근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IE9는 좀 실망스럽다. 뭐 어쨌든, 좀 지나면 더 나아지려나?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