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8. 16:02ㆍLife/Appetite
홍대와 합정 중간쯤에 동네 터줏대감 중국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서교동 사거리에서 우리은행 쪽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한적한 골목 입구에 시향(施香)이라는 오래된 간판이 보인다. 향기를 베푼다는 운치 있는 이름. 저녁 시간이라 요리와 같이 술 드시는 손님이 몇몇 있었다.
메뉴는 그냥 중국집 메뉴임. 혹시나 해서 여쭤봤는데 배달은 안 하신다고 한다. 처음 방문이라 탕수육, 볶음밥, 짜장면 기본 메뉴로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탕수육. 바삭하다. 부먹인데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해서 좋다. 소스도 맛이 너무 강하지 않아 잘 어울리고.
두 번째로 나온 볶음밥. 보기와 다르게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졌다. 불맛도 너무 과하지 않고 고소해서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고. 중간중간 들어간 게맛살과 달짝지근한 짜장.
짜장면이 마지막에 나왔다. 느낌이 정말 옛날에 먹던 그런 짜장의 느낌이다. 쫄깃한 수타면에 약간은 전분이 많은 느낌의 짜장. 감자도 한두 개 들어 있고.
탕수육 볶음밥 짜장면 떼 샷. 음,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짬뽕 국물은 해산물이 많이 들어 있는 스타일. 특히 오징어가 많았다. 후기를 보다 보니 짬뽕을 시켰는데 오징어국이 나오더라는 얘기가 있던데 원래 오징어가 많은 스타일인가보다.
아, 다 먹었다. 예전보다 맛이 없어졌다는 얘기가 많이 있던데 한가한 시간에 가서 그런지 맛이나 서비스나 모두 나쁘지 않았다. 요즘 맛있다는 소문난 중국집 같은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어릴 적 먹던 동네 짜장면이 생각나는 맛이랄까? 특히 탕수육의 바삭! 하는 느낌은 가끔 떠오른다. 다음엔 잡채밥과 다른 요리 메뉴를 먹어봐야지. 이전에 가던 중국요릿집이 다 홍대 쪽이라 찾아가기가 번거로웠는데 시향은 집 근처이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 가끔 찾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