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내기.
언젠가 왼쪽 눈꺼풀에 동그랗고 볼록한 무언가가 생겼다. 뭔가 피지가 굳어져서 살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 같은 그런 것. 갑자기 짜내고 싶어졌다. 여드름도 아니고 그냥 없앨 순 없겠네. 눈꺼풀을 소독하고 바늘을 소독하고 찔렀다. 푹. 아, 눈물 나네. 아파서 나온 눈물인지 단순한 눈꺼풀 자극 때문인지 아리송하다. 손가락을 잘 소독하고 조심스럽게 그 녀석을 짜낸다. 눈동자 위라 면봉을 쓸 수가 없다. 한 번. 두 번. 세 번. 동그란 덩어리가 빠졌다. 막상 짜낸 녀석을 보니 아주 작다. 눈꺼풀 속에 있을 땐 그렇게 크게 보이더니. 눈꺼풀을 잘 소독했다. 며칠이 지나니 상처가 아물었다. 눈가가 매끈해졌다. 피부에 생긴 녀석은 눈물 한 방울이면 쉽게 짜낼 수 있다. 마음에 생긴 녀석은 눈물 한 방울로는 어림도 ..
2011.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