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SON + FILSON = FILSON!!

2014. 1. 6. 23:46Life/Desire

계절을 거꾸로 거슬러서 올여름 구매한 UNIONMADE X FILSON TOTE BAG!! 별다를 건 없고 미국의 유명 편집샵 UNIONMADE에서 진행한 해리스 트위드 버전 FILSON 260이다. FILSON의 가방은 보통 숫자로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내가 산 260은 위가 뻥 뚫린 토트백이다. TAN, OTTER GREEN, NAVY 등의 기본 색상이 가장 많지만, FILSON은 다른 브랜드 및 편집샵과의 꾸준한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소재와 색의 260을 제작한다. 서류가방 스타일의 256과 함께 가장 흔하면서도 막 쓰기 좋은 가방이다. 256보다 조금 더 두툼한 257, 지퍼로 위를 잠글 수 있는 토트백 261, 미디움 사이즈 필드백 232. 이 정도가 FILSON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가방이다.

Filson 260

실물은 대강 이런 모습이다. 일단 사이즈가 넉넉해서 이것저것 쑤셔 넣어도 문제없다. 단, 정리는 힘드니 bag-in-bag 등을 활용할 것을 추천. 아무래도 Harris Tweed 재질이다 보니 겨울이 제철이다. 여름엔 아무래도 못 들고 다닐 듯. 여름용으로는 UNIONMADE NATURALS 버전 NATURAL CANVAS 256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아니면 260을 요즘 유행하는 Burlap 재질로 만들어도 매력 있을 듯.

Filson 260의 장점은 무난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웬만한 건 다 넣을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 가방 외부의 포켓 역시 아주 유용하다. 또 깨알 같은 열쇠고리. 그리고 Filson이 내세우는 튼튼함. 반대로 단점은 어중간한 끈 길이. 또 257처럼 끈을 하나로 합칠 수 없는 점. Harris Tweed 재질이라 겨울엔 보기에도 따듯하고 튼튼하고 좋지만, 여름엔 좀 아니라는 것.


두 번째 아이템은 Seattle 핏의 등장으로 드디어 구매할 수 있게 된 Filson의 대표작, Mackinaw Cruiser다. Mackinaw Cruiser는 산속에서 일하는 Timber cruiser(대강 요런 일을 하는 사람이란다.)를 대상으로 비바람과 추운 날씨를 막아줄 수 있도록 고안한 자켓으로, 1914년부터 무려 100년 동안 계속해서 사랑받고 있는 코트다. 투박하고 거칠면서도 도시에서도 역시 잘 어우러지는 느낌. 뭐 어쨌든, Alaska Fit이라는 어마어마한 미국인 핏 때문에 구매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날씬한 Seattle Fit의 등장으로 바로 지르게 된 녀석.

Filson Cruiser

내가 구매한 건 Lined Seattle Cruiser - Mackinaw Wool로 겉면은 Navy와 Grey의 24~26oz 두툼한 Mackinaw Wool로 구성되어 있고, 라이닝은 정열의 레드 plaid Alaskan Guide Shirt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당연히 필슨 크루저의 특징인 여러 개의 포켓 역시 그대로다.

매키노 크루저의 장점은 두툼한 울과 코튼 라이닝에서 오는 포근함. 구스다운과는 또 다른 포근함이 있다. 라이닝이 없는 일반 매키노 크루저는 스웨터 위에 입을 때 스웨터가 상하거나 보풀이 생긴다는데, Lined Seattle Cruiser는 부드러운 코튼 라이닝이 있어서 그런 게 전혀 없다. 전면의 주머니는 수납력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핸드워머 포켓이 있어서 겨울에 손을 넣고 다니기도 좋다. 추위를 거의 안 타서 올겨울은 아직까지 '셔츠+스웨터+매키노'로 춥다고 느낀 적이 없다. 실내에선 더워서 항상 벗었던 기억만.. 사이즈도 나한텐 딱이다.

매키노 크루저의 단점은 역시 무게감 아닐까? 웬만한 옷걸이는 휘청할 정도의 무게. 열이면 열 다 무겁다고 한마디씩 하더라. 두툼한 울 의류의 한계인 듯. 또 팔둘레가 좁고 팔 길이가 짧은 편이다. 난 어깨는 약간 넓고 팔은 살짝 짧은 체형인데 물세탁 1회를 거친 후 어깨와 팔 길이가 정확하게 맞다. 이런저런 브랜드를 입어봤지만, 이 정도로 잘 맞는 옷은 유니클로 옥스포드 셔츠나 브룩스브라더스 Red Fleece 라인에서 나오는 Extra Slim Fit 셔츠 일부 스타일 정도? 사이즈가 애매하면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정적으로 매키노 크루저를 구매하게 된 계기는 주머니다. 문득 외부에 주머니가 많은 아우터가 이뻐 보여서. Nigel Carbourn의 카메라맨 자켓이나 Post Overalls/Engineered Garments의 크루저 자켓 등등.. 결정적인 선택 이유는 Filson의 모토와 디자인이었는데, 역시, 입을수록 매력있는 옷이다. 매키노와 260,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잘 달래며 입어봐야겠다.

"MIGHT AS WELL HAVE THE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