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센트럴과 소호(SOHO)

오랜만이다. 홍콩. 삼일 차 일정은 센트럴과 소호다. 느긋하게 일어나 델리 프랑스로 간다. 델리 프랑스는 샌드위치 및 빵, 커피 등 음료수를 파는 가게다. 가맹점 형식인지 여러 개가 있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비싸지 않고 맛도 괜찮았다. 샌드위치에 빵을 선택할 수 있는데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게 맛이 괜찮다. 아침부터 꽤 붐비던 곳. 혼자 커피와 빵을 시켜놓고 책을 보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스타 페리 선착장으로 출발! 센트럴과 소호 모두 홍콩섬에 위치해서 YMCA 호텔이 있는 구룡반도에서 페리나 MTR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낮에 보는 홍콩섬은 밤과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다. 밤의 열기가 쫙 빠진 담백한 느낌? 구름인지 안개인지 잔뜩 흐리다. 역시 바닷바람은 아직 쌀쌀하군.


배가 움직인다 싶으면 금방 센트럴 선착장에 도착한다. 홍콩의 중심지 센트럴. 마치 테헤란로 같은 느낌의 거리다. 아니, 도로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 빌딩이 가득한 그곳을 보고 있자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센트럴에 도착해서 긴~~~ 육교를 지나 ifc 몰에 도착한다. ifc 몰은 국제금융센터 건물에 곁다리로 붙어 있는 쇼핑몰이다. 말이 곁다리지 규모는 엄청나다. 맘먹고 전체 다 보려면 종일 걸릴 듯. 느긋하게 쇼핑하면서 대충 구경. 혜진이 구두를 사고 LaneCrawford에 들렀다. Cole, Rood & Haan 구두를 보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뒤돌아섰다. 흠, 홍콩이라 해도 비싸긴 비싸네. 난 그냥 한국 돌아가서 Loake를 사겠어! 삼일째라 이미 지쳐서 소호 구경하려면 체력을 아껴야 했다. 몹쓸 체력. ㅠㅠ.

ifc 몰 쇼핑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헤맸다. 처음엔 ifc 몰 안에 있는 正斗(Tasty)에 가려고 했지만, 끝없는 waiting에 지쳐 밖으로 나갔다. 正斗가 아마 하유미 씨 남편분이 운영한다지? 하유미 팩으로 큰 성공 거두신 그분. 어쨌든 쇼핑몰 바깥으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눈에 띈 Triple O's. Triple O's는 캐나다의 햄버거 가게다. 이땐 미처 몰랐는데 이미 한국에도 들어와 있다. 국내 햄버거 가게는 보통 붉은 느낌이다. 맥X날드, 롯X리아, 버거X, KxC 등 대부분 붉은 간판, 붉은 전단을 사용한다. 내 기억에 아닌 게 있다면 크X제 버거 정도? 초록색 느낌의 크X제 버거처럼 Triple O's도 초록색 느낌이다. 유기농이라더니 자연적인 느낌을 강조하려는 걸까? 소금기가 약간 빠진 느낌의 버거. 난 치킨 버거를 시켰는데 흔히 생각하는 징거 버거같지 않고 닭고기가 그냥 들었다. 닭 튀김이 아닌 그냥 닭고기. 약간 당황. 깔끔한 맛이다. 배도 채웠으니 이제 움직여야지.


바로 소호로 이동. 소호는 흔히 생각하는 Small Office, Home Office. 소규모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



No, no, no. 바보, 아니자나!! 절대 아니지. South of Hollywood의 약자로 할리우드 로드 남쪽에 위치한 지역의 총칭이다. 소규모 상점,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데 할리우드 로드라는 큰길과 사이사이 골목길을 따라 상점이 늘어서 있다. 실제로 홍대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느낌과 비슷하다. 골목골목 작은 가게를 찾아다니는 느낌. 전체적인 홍콩의 느낌은 약간 독특한 중국풍이다. 그러나 소호는 스탠리처럼 약간 유럽풍 느낌이랄까? 젊은 느낌이다.

굉장히 넓은 지역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라는 이름의 '왕'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또 타고 계속 올라가면 소호에 도착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세계 최장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라는데 정말 길다. 중간중간 출구가 있으니 원하는 곳에서부터 구경하면 돼. 워낙 돌아다녀서 뭐가 뭔지 가물가물하다. 멕시코 등 남미풍 음식점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물론 앙증맞은 제품을 파는 작은 상점도 곳곳에 늘어서 있다. 중간에 리앙카라는 가죽 제품 판매점에 들렀다. 소호에선 꽤 알려진 곳이라는데 막상 가방은 괜찮은 녀석이 없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 킨타(?) 비슷한 이름의 가게를 들렀었는데 가방은 여기가 훨씬 나은 듯. 그때가 시즌 오프라 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죽도 괜찮고 디자인도 예뻤지만, 결국 고민하다가 기회를 놓쳤다. 역시 느낌이 오면 바로 사야 해. 만모 사원이란 도교 사원을 지나서 좀 내려가면 캣 스트리트라 부르는 곳이 있다. 골동품 거리로 오래된 느낌의 제품을 많이 판다. 가는 길에 중국풍의 거리도 있다. 짝퉁 제품도 많이 팔고. 앤틱 시계를 파는덴가 해서 보면 다 짝퉁 시계였다.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밥을 먹으러 이동.


밥을 몇 끼나 먹는건지! 소호 어딘가에 있는 구기우남은 양조위가 자주 찾는다고 알려진 국수집이다. 고기 국물에 쌀로 만든 국수를 말아먹는 메뉴가 많다. 젊은 사람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있었다. 저렴한 가격 탓인지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손님이 가득하던 이곳. 한국인이냐고 물어보시더니 한국어 메뉴판을 주신다. 메뉴판에 오타가 좀 있는 듯. ㅋㅋ 특별 출연하신 아저씨! 인상 쓰지 마세요. 무섭잖아요.


내가 시킨 메뉴는 왼쪽의 소고기 안심 카레 쌀국수. 혜진이는 소고기 안심 그냥 쌀국수. 우린 밀국수를 주로 먹는데 여긴 베트남처럼 쌀국수를 먹는 듯. Pho의 그 독특한 향신료는 쓰지 않지만. 메뉴가 아주 많다. 사진에선 느끼해 보이지만, 꽤 입맛에 맞다. 소고기 반 국수 반. 실제 먹으면 양도 많다.


밖에서 본 구기우남. 식사를 마치고 주변의 작은 상점을 구경하다가 퍼시픽 커피로 이동. 커피를 마시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리가 아파서다. 오래 돌아다녀 지칠대로 지쳤을 때 커피숍은 좋은 휴식처다.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고. 커피 한 잔에 재충전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 목표는 란콰이펑. 혜진이 생일이라 란콰이펑에서 술 한잔하기로 하고. 바가 많은데 외국인 천지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퇴근 후 단체로 오신 분들이 많은 듯. 와인 뷔페라 부르는 시간제 무한 리필 행사도 하고 있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곳으로 입장.

가게 안에 자리가 있는데도 밖에 서서 맥주 마시는 사람이 많다. 난 블러드 메리를 주문했는데 이건 뭐 ㅡㅡ; 사실 블러드 메리가 뭔지도 모르고 주문했다가 낭패 봤다. 알고 보니 토마토주스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이라는군. 술 한잔하고 밤거리를 거닐다 택시 타고 스타 페리 선착장으로 고고. 앗, 이번 택시 기사분은 불친절하시네. 운전도 험하게 하시고. 아저씨, 이러면 안 되잖아요!!

페리를 타고 벌써 익숙해진 스타의 거리로 돌아왔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스타의 거리로 이동. 스타의 거리는 바닥에 홍콩 배우 손도장을 찍어놓은 거리다. 길거리 공연도 하고 각종 조형물에 홍콩섬도 한눈에 보인다. 유명한 배우 손도장을 찾아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이름만 있고 손도장은 없는 동판도 꽤 있다. 손바닥 맟줘보며 사진 찍는 관광객도 많은데 이상하게 대부분 한국사람이다. 외국인들은 저런 거 안 좋아하나?

스타의 거리를 지나 쉐라톤 호텔 지하 아케이드로 갔다. 운동화를 사게 판다고 소문난 곳. 넓은 매장에 나X키, 아디X스, 뉴 X런스, X마 등 다양한 운동화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제품에 따라서 국내 반값에 구매할 수도 있지만, 치수가 없는 것들이 많아 잘 찾아야 한다. 신발을 사고 다시 숙소로. 아, 오늘도 피곤한 하루다. 푹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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