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5. 19:05ㆍIT/Computer Tips
며칠 전 오랜만에 노트북을 켰는데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액정이 망가졌다. 보통 액정이 깨져도 일부 화면은 나타나는데 이 녀석은 전~혀 제대로 표시되는 부분이 없다. 이건 뭐, 몬드리안의 검정, 하양, 회색의 구성(Composition with Black, White and Gray)도 아니고,,, 일단 데스크탑 모니터를 연결해서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액정 패널 모델명을 확인했다.
모델명은 B133XW01 V.0이다. 액정닷컴에 물어보니 LP133WH2(TL)(A2)는 모든 규격이 같고 LP133WH2(TL)(N4) 역시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B133XW01 V.0는 대만 AUO 제품이고 LP133WH2(TL)(A2) / LP133WH2(TL)(N4)는 LG 제품이다. LG와 AUO의 액정은 논란이 많지만, 대강 간추려보면 AUO는 시야각이 나쁘다. 백라이트가 잘 나간다. 대신 화면 명암이 확실히 구분되어 쫀쫀한 맛이 있다. LG는 시야각이 좋고 화면이 상대적으로 밝지만, 약간 뿌연 느낌도 있다. 이 정도다.
개인적으로 노트북은 개인 작업을 위한 것이므로 시야각은 나쁜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만 원이 넘는 3M 보안필름을 붙이는 사용자도 있으니까. 게다가 이때까지 AUO를 사용하면서 시야각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래서 AUO 액정을 사고 싶었으나 국내 판매처를 거의 모두 뒤진 결과 B133XW02 V.0만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9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그런데 B133XW01 V.0와 B133XW02 V.0가 호환이 되는지 확신할 수 없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132천 원의 LP133WH2-TLA2를 구매했다. 쿠폰과 포인트를 사용하면 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ebay 등을 통한 해외 구매는 AUO든 LG든 거의 물품 가격만 $120-$130에 육박한다. 국내에 제품이 있기만 하면 해외보다 싼 것 같다.
어제 오후에 주문했는데 오늘 오전 11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다. 초..초..총알배송! 생각보다 상자가 크고 가볍다. 조심스레 뜯어보니 상자를 가득 채운 스티로폼이 보인다.
스티로폼을 꺼내면 뾱뾱이로 보호된 LED 패널이 나타난다.
뾱뾱이를 떼어내니 푸른색 포장 속에 LP133WH2(TL)(N4)라는 모델명이 보인다. 구매할 땐 분명히 LP133WH2-TLA2였는데 배송은 LP133WH2-TLN4가 왔다. 뭐 어차피 상관은 없지만, 뭔가 모를 찜찜함. 어쨌든 이제 액정을 교체해보자.
먼저 전면 베젤에 있는 고무 패킹 6개를 제거한다. 작은 일자 드라이버로 살짝 들어내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정리해서 놔둔다.
이제 베젤 고정 나사를 제거한다. 역시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정리해서 놔둔다.
나사가 제거되면 이렇게 나사홈이 드러난다. 이제 베젤 테두리에 일자 드라이버를 넣어서 살짝살짝 힘을 주면서 베젤을 분리한다. 베젤은 갈고리 모양 플라스틱으로 아래위가 고정되어 있다. 보통 베젤은 플라스틱 재질이므로 과한 힘을 줘서 깨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앞서 제거한 나사와 고무 패킹은 흰 종이에 위치를 맞춰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암나사와 수나사는 제 짝과 결합할 때가 가장 잘 맞다.
베젤을 완전히 분리하면 위 사진처럼 LED 패널이 드러난다.
LED 패널 좌우를 잡고 살짝 당기면 패널이 살짝 빠진다. 패널 뒷면에 선이 연결되어 있으니 패널을 과하게 당겨서 선이 끊어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LED 패널 뒷면 아래쪽을 보면 금색 선이 연결된 것이 보일 것이다.
이 부분의 테이프를 살짝 떼어내고 선을 뽑으면 LED 패널이 노트북과 완전히 분리된다. 테이프는 나중에 사용해야 하니 깨끗하게 보관한다.
LG와 AUO 패널이다. 아직 LG를 사용하기 전이므로 성능은 비교할 수 없지만, 제품의 외관만으로 따져봤을 땐 LG의 압승이다. LG는 패널 위와 좌우는 검정으로, 아래는 회색 천으로 기판이나 기타 부분이 완전히 가려져 있다. 내부 기판의 상태를 확인할 순 없지만, 깔끔한 마무리 하나로 믿음이 간다. AUO는 패널 모서리가 은색 테이프로 마무리되어 있고 기판은 투명색 비닐에 싸여 있다. 기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없지만, 왠지 마무리가 부실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확대해서 보면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위가 LG 아래가 AUO.
패널 뒷면은 아래쪽 기판 마무리 부분만 제외하면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AUO 패널 뒤쪽을 살펴보면 제조일자, 모델명, 제조사 등의 정보가 인쇄되어 있다. 제조는 09년 41주차, 모델명은 B133XW01 V.0, 제조사는 AU Optronics. 아까 HWiNFO32로 확인했을 땐 2008년 1주차 제조였는데 이상하군.
하부 기판에서도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다.
LG 패널 역시 모델명과 제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제조일자는 명시되어 있진 않은데 100216이 혹시 제조일자는 아닐까. 뭐 상관없으니까. 둘 다 RoHS 인증 마크도 있고. 판매처에서 3개월 제품 보증을 해주나 보다. 3개월 동안 혹시 모를 이상에 대비할 수 있다.
이제 LED 패널 선을 다시 연결할 차례다. LG와 AUO 패널의 선 연결 부분은 똑같이 생겼다. 금색으로 된 연결 부분에 선을 잘 맞춰서 꽂는다.
일단 선에 붙어 있는 테이프를 살짝 들고 연결 부위에 가져간다. 연결 부위 좌우 끝 부분을 살펴보면 ㄷ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선을 그 사이 공간으로 밀어 넣듯이 끼워 넣으면 된다. 딸깍 소리 그런 건 안날껄 아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냥 남는 공간이 없도록 쑥 밀어 넣으면 된다.
이제 테이프를 다시 붙인다. 앞에서 테이프가 손상되었다면 떼어내 버리고 새 테이프를 붙여도 상관없다. 어차피 전면 베젤을 뜯지 않는 이상 테이프를 붙이지 않아도 선이 빠질 일은 없다.
선만 연결된 상태에서 노트북 전원을 켜보니 화면이 잘 나온다.
이제 LED 패널을 제 위치에 잘 맞춰서 놓는다. 뒷면에 양면테이프가 있어서 어느 정도 위치가 고정된다. 그다음 전면 베젤을 잘 맞춰 끼운다. 모양을 맞춰서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 딱딱 소리 내며 결합된다. 마지막으로 나사를 죄고 고무 패킹을 끼운다. 조립은 언제나 분해의 역순이니까.
짜잔! 이렇게 LED 패널 교체가 끝났다. 그림도 많고 말도 많지만, 실제로 사진을 찍지 않고 조립하면 10분이면 끝난다. 기계랑 사이가 안 좋은 분이라도 30분이면 해결할 수 있을 듯!
작업을 마치고 다시 HWiNFO32로 디스플레이 정보를 확인해보았다. LP133WH2-TLN4로 나온다. 제조일자는 2009년 0주차(?)로 나온다. AUO나 LG나 패널에 기록된 제조일자보다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제조일자가 더 빠르다. 뭐가 맞는 정보인진 모르겠군.
아직 LG 패널을 제대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이전의 패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뿌옇다는 느낌도 밝다는 느낌도 시야각이 아주 좋다는 느낌도 못 받았다. 그냥 깔끔하게 잘 나오는구나 이 정도? 어쨌든, 한시름 덜었다.
혹시 나중에 노트북 액정이 깨졌을 때 A/S 센터 교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직접 교체하는 것도 괜찮다. 물론 노트북 액정 교체만 전문으로 하는 곳도 많다. 그런 곳은 보통 2-3만 원 정도 공임을 받는다. 내 노트북에 맞는 액정 정보는 액정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고 포털 사이트에서 '노트북 액정'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액정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오픈마켓에서도 가끔 판매한다. 아무리 해도 알맞은 액정을 찾을 수 없을 땐 ebay에서 검색하면 웬만해선 내 노트북에 맞는 액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