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봐야 할 100가지 영화 (1990 ~ 2009) 야후 영화.

2011. 4. 22. 12:35Life/Culture

야후 영화에서 죽기 전에 봐야 할 100가지 영화를 꼽았다. 그런데 특이하게 1990~2009년 사이의 최근 영화만 대상으로 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십 수년 동안 매주 많게는 10편 적게는 1~2편 이상 영화를 봐왔지만, 아직도 내가 알지 못하는 영화가 정말 많다. 언젠가 'IMDB Top 250이나 RottenTomato의 추천 영화를 다 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은 적도 있지만, 실상 구하기 어려운 영화도 많고 새로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있자면 그마저도 쉽지 않다. 타인의 평가에 의존해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도 우습지만, 매년 엄청나게 쏟아지는 영화 가운데 실패하지 않을만한 영화를 선택하자면 내 판단만으론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벌써 이 글을 시작한 지도 1년이 넘었네. 어쨌든, 한번 살펴볼 만한 영화들이겠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연도별로 구분해서 추천 영화를 소개한다. 이 글에 있는 코멘트는 아주아주 주관적인 사견이다.

1990

좋은 친구들 - 말이 필요없는 영화다. 90년대 이전에 대부가 있었다면 90년대 이후엔 좋은 친구들. 까진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드니로가 나오잖아.
미저리 - 사실 좋은 친구들보다 미저리가 훨씬 유명할 듯. 가수 쿨의 노랫말에도 등장하는 미저리. 지금도 소름 돋는다.

1991

양들의 침묵 - 렉터 박사의 등장, 이 한 가지로도 이슈가 되는 영화다. 이후 한니발, 레드 드레곤으로 이어졌지만, 개인적으론 양들의 침묵을 따라잡긴 무리인 듯.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안소니 홉킨스를 좋아하게 되었다. 악역, 스릴러 등에서 독보적인 존재 중 하나다.
터미네이터 2 -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한 번은 들어봤을만한 영화, 터미네이터 2. 액션 그 자체. I'll be back!! 몇년 전까지 I'll be back!이 터미네이터가 용광로에 들어갈 때 한 말인줄 알았다.
델마와 루이스 - 델마와 루이스. 그들은 유죄인가? 아무래도 수잔 서랜든은 90년대가 최고였다. 내 생각.

1992

첩혈쌍웅 2: 첩혈속집 - 그 많은 홍콩 느와르 중에서 뽑힌 한 작품. 오우삼의 액션 중 최고의 액션이라 할만한 액션신. 맞다. 언제고 한 번은 봐야 한다. 특히 남자라면.
말콤 X - 말콤 X 이후 학교에서 말콤 X란 이름이 유행이었다. "예수가 백인이란 보장 있습니까?" 대단한 인생, 대단한 인간.
홍등 - 한 여인을 통해 보여주는 중국 폐습에 관한 이야기랄까 여인의 인생이랄까?

1993

쉰들러 리스트 - 쉰들러 리스트의 진실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되긴 하지만, 영화 자체론 멋진 분이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세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1994

중경삼림 / 에드 우드 / 포레스트 검프 / 4번의 결혼식과 1번의 장례식 / 펄프 픽션 / 쇼생크 탈출 - 이 영화들을 꼭 봐야만 한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이 있을까? 90년 이후 최고의 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펄프 픽션은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묘하게 얽히고설키면서 풀어지는 이야기보따리를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IMDB TOP 250에서 궂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쇼생크 탈출도 상당히 재밌다. 인간승리 그 자체.

1995

비포선라이즈 - 감성적인 분위기와 에단 호크의 눈빛이 펼치는 3/4박자의 왈츠.
히트 - 동양에 오우삼이 있다면 서양엔 마이클 만이 있었다. 파치노와 드니로가 함께한 연기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들이 쏜 총알 수만큼 사랑합니다!
토이 스토리 - 얼마 전 토이 스토리 3이 개봉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모두 내렸다. 보고 싶었는데.
유주얼 서스펙트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전 영화다. 반전 영화는 반전을 알면 재미가 반감되는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알고 봐도 똑같이 재미있다. 식스 센스와는 전혀 다른 DNA.

1996

데드 맨 - 아직 보지 못했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다. 단지 짐 자무시라는 그 이름 하나 때문에.
파고 - 눈 덮인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 한순간의 선택이 모든 것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씁쓸함. 타인에겐 지나가는 일일 뿐이다.
공각기동대 - 무지 유명한 애니인데 보진 못했다.
스크림 - 비명과 피가 인상적이다. 은근히 기억에 남는 영화.
트레인스포팅 - 청춘, 마약, 섹스. 그들은 달리고 또 달린다.

1997

LA 컨피덴셜 - 비리와 그 뒤에 숨겨진 음모, 사랑, 성공.
타이타닉 -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의 침몰과 그 속에서 싹튼 사랑. 이젠 배우 냄새가 짙게 밴 디카프리오가 이땐 세기의 꽃미남이었다.

1998

위대한 레보스키 / 하나비 / 표적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모두 볼만한 영화다. 특히 레보스키와 메리는 기분 좋게 볼만한 영화.

1999

아메리칸 뷰티 - 중년 가장에 대한 고찰. 새로운 가정의 탄생과 끝.
파이트 클럽 - 젊은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영화가 아닐까? 조기 축구회가 아닌 파이트 클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 마지막은 좀 인상적이었다.
매트릭스 - the one. 가상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사는 인간과 그들을 구원하려는 neo. 그러나 현실이 과연 구원인가. 뭐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니까. 왜 워쇼스키 남매(?)인지 알 수 있다.
롤라런 - 끝없이 뛰는 붉은 머리의 롤라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식스 센스 - 많은 사람이 최고의 반전 영화로 꼽는 영화 중 하나. 그러나 결과를 알고 보면 그냥 그렇다.

2000

올모스트 페이머스 - 음악을 위한 음악 영화라고 할까?
와호장룡 - 오랜만에 보는 무협 영화였다. 그러나 그리 큰 감동은 없었던 듯.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봐야겠다.

2001

아멜리에 - 신비한 느낌이다. 이상하기도 하고 오묘하기도 하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난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
도니다코 / 화양연화 / 멀홀랜드 드라이브 / 로얄 테넌바움 - 다 재미있다. (사실 하나하나 이야기하기 귀찮아서;; 한 번쯤 볼만한 영화들이다.)
반지의 제왕 - 해리포터와 함께 판타지의 유행을 불러온 주인공.
메멘토 - L.A. 컨피덴셜의 엘리트 분위기를 벗어던진 가이 피어스가 온몸에 글자를 새기고 나타났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이 생각나네.

2002

피아니스트 - 퀭한 눈의 브로디. 전쟁과 나치즘. 생존. 믿음. 그리고 음악. 모든 것이 한 덩어리다.
이 투 마마 - DVD로 본다면 첫 장면에 주의하시길. '천국의 입'을 찾는 여정과 트리플 섹스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고속열차. 이 영화의 제목은 '엄마까지...'다.

2003

시티 오브 갓 - 신의 도시라 불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가장 많은 인구가 총기로 사망하는 곳이다. 마약과 폭력. 불편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현실.
엘리펀트 -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영화. 아직 보진 못했지만, 꼭 한번 보고 싶다.
니모를 찾아서 - 앗, 니모를 찾아서다!! 니모를 찾아야 해.

2004

이터널 선샤인 - 진실한 사랑은 언제고 운명처럼 만난다. 사랑하는 이와의 가슴 아픈 이별 후 상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지우는 그들. 그러나 과학만으로, 기억을 삭제하는 것만으로 지울 수 없는 것도 있다.

2005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 40살까지 총각 딱지를 떼지 못한 남자 이야기다. 두 시간을 보기엔 조금 지루한 내용.
브로크백 마운틴 - 군대에서 TV를 통해 처음 본 영화다.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조커. 문득 그의 쓸쓸한 눈빛이 생각난다.
폭력의 역사 - 난 성악설을 믿는 사람이다. 인간을 흔히 이성의 동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성이 우리의 판단을 좌지우지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동물일 뿐이다. 게다가 우린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잡식이다. 생존이라는 미명아래 사냥이 아닌 사육을 하고 있는 게 우리 아닌가? 폭력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올드보이 - 올드보이를 보러 극장에 가기 전에 만화방에 들러 원작 만화를 봤다. 올드보이. 나이 든 소년. 그들을 소년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복수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참을 수 없는 궁금증 때문이라는 것 아닐까?

2006

보랏, 칠드런 오브 맨, 타인의 삶, 판의 미로 - 2006년 선정작은 한 편도 보지 못했다. 군대에 있어서 그랬나? 칠드런 오브 맨과 타인의 삶은 꼭 보고 싶다.

2007

4개월, 3주, 그리고 2일 - 임신, 출산, 여성. 다음 세대를 위한 그 시작엔 Man이 존재하지만, 그 과정에 Man은 없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결책은 마련하지 않으면서 장려 정책만 찍어내는 우리. 가비타는 결국 남이 아닌 우리의 모습이다.
본 얼티메이텀 - 오, 드디어 나왔다. 본 시리즈. 구매한 DVD 중 가장 많이 본 시리즈 중 하나다. 왠지 액션이 보고 싶을 땐 본 시리즈를! 맷군, 예전엔 자네가 이럴 줄 미처 몰랐네.
잠수종과 나비 - 광화문에서 일할 때 씨네큐브에 걸렸던 영화 중 하나. 몸이 불편해진 뒤로 아픈 이가 나오는 영화나 책은 잘 보지 않게 된다. 지금 '1리터의 눈물'을 읽고 있지만...
마이클 클레이튼 - 정말 재미있게 봤다. 또 봤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영화가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봐야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어 윌 비 블러드 - 두 영화를 연달아 봤다. 굳이 꼽자면 난 '노인'이다. 데어 윌 비 블러드가 담고 있을 그 어떤 것을 난 아직 찾지 못했다. 말 못하는 아들과 아비의 대화를 가로채는 그가 문득 생각난다. 오우, 코엔 형제는 두 편이나 뽑혔구려.

2008

다크 나이트 - 배트맨. 조커. 두 얼굴의 하비. 모두가 Freak이라고 부르는 그들의 이야기다. 악인 조커, 선인에서 악인이 된 하비, 선인이면서 동시에 악인이 될 수밖에 없는 배트맨.
슬럼독 밀리어네어 - 퀴즈쇼 이야기. 난 좀 지루했어요. '우리말 겨루기'가 더 재미있어요.

2009

아바타 - 사람들이 '아바타, 아바타' 할 때 '뭐 얼마나 재미있으려고?' 하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했더랬지. 웃고 울고 분노하고 가슴 졸이고 마지막에 감동으로 미소 짓게 하는 그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3D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참, 제이크 설리가 진짜 장애인인 줄 알았다. 나머지도 좋았지만, 장애인 연기는 내가 봐도 진짜 같았다.
허트 로커 - 안타깝게 반 밖에 못 봤다. 한창 재밌어질 때 끊겼다. 흑흑.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 타란티노, 사랑해요! 수많은 이야기꾼이 있지만, 난 타란티노란 이야기꾼을 좋아한다. 오죽했으면 블로그 이름도 '펄프'다. 다분히 중의적이지만. 첫째, 작전명 발키리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그들은 해냈다. 둘째, 브래드 피트의 그 억양, 무지막지한 잔혹함 가운데서도 웃음을 멈출 수 없는 나. 재미있다. 재미있다. 왜 타란티노 영화를 좋아하냐고? 재미있으니까. 또 보고 싶게 만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