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ption (2010) - Christopher Nolan
2010. 8. 7. 21:09ㆍLife/Culture
파프리카란 제목은 약간 생소할지 모르지만, 시간을 달리는 소녀란 제목은 대부분 알 것이다. 몇 년 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대인기를 얻은 작품이니까. 두 작품은 모두 츠츠이 야스타카란 일본 SF 소설의 대부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이다. 파프리카의 내용은 환자의 꿈에 들어가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모티브로 여러 사건이 발생하는 소설이다.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게 읽은 소설.
뭐 여기까진 그렇다고 치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꿈속의 꿈. 이건 뭐 악몽의 대표주자다. 악몽을 꾼 다음 깼는데 그 악몽이 반복되는 꿈속의 꿈. 최고의 악몽이지. 인셉션 역시 마찬가지다. 꿈속의 꿈속의 꿈속의 꿈... 결국, 인셉션에서도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잃은 자는 꿈속에 갇힌다. 그야말로 최고의 악몽이지.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꼭 단정적으로 결론을 유추하고 아귀를 맞춤으로써 만족감을 얻어야 하는가. 인셉션 처럼 열린 결말을 갖는 영화는 참 많다.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뭐 어쨌든, 열린 결말은 수많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결론을 유추하게 한다. 나 역시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그런데 7가지든 10가지든 결말을 내게 되면 결국 그 열린 결말은 열린 것이 아니라 10가지 서로 다른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선입관이란 무서운 것이니까. 난 재미있게 본 영화는 DVD를 구매해서 10번이고 20번이고 계속해서 보는 타입이다. 그리고 결국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어도 난 10가지 중 하나의 결론을 유추하고는 만족스러워 할 것이다. 난 그렇다. 난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고 쉽게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