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발키리'와 톰 크루즈
2009. 1. 19. 16:50ㆍLife/Culture
우연하게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작전명 발키리'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톰 크루즈가 주연을 했고 2차 대전이 배경이라는 것 정도. 영화보다는 톰 크루즈가 직접 하는 무대 인사가 더 기대됐던 것 같기도 하다. 정작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지만..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작품을 쓴 크리스토퍼 맥콰리도 같이 왔다. 이벤트 담당 회사의 미숙한 일처리로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9시가 되어 드디어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Valkyrie.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다. 주제, 색깔, 속도, 진행 방식 모두. 결론적으로 볼만하다. Stauffenberg 대령은 전 유럽을 집어삼키려는 히틀러에 반대하고, 주변에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장군들과 정치가, 군 관계자를 모아 히틀러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한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Operation Valkyrie, 바로 '발키리 작전'이다. 영화의 첫 부분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자막이 나온다. 여기서 이미 결론은 알 수 있다. 결국, 작전은 실패하고 반란의 주도자들은 처형될 것이다. 히틀러는 44년에 반란 세력에 의해 암살된 것이 아니라 45년에 4월의 마지막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니 '발키리 작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전쟁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 영화는 아니다. 굳이 주제를 이야기하자면 '히틀러 암살 계획의 과정을 그린 스릴러' 혹은 '스타펜버그 대령과 그 일당의 감정 드라마' 정도. 이야기의 빠른 진행은 혁명(혹은 반란) 세력의 초조한 심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거리 두기가 쉽지 않다. 최근,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두고 있던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해서이기도 하다. 영화의 중후반부터는 너무 안타까웠다. 올브리히는 왜 더 적극적이지 못했을까... 하필이면 바로 그날 장소를 변경하다니... 물론 역사가 아닌 픽션일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영화에서의 선택의 장면이 실제 역사의 장면인 것처럼 느껴진다. 발키리는 전쟁 영화의 무수한 총탄 속에서 느낄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을 채워주는 영화다.
* 영화에 반가운 얼굴이 있길래 생각해 봤더니 '예스맨'에 나왔던 분이 장군으로 나온다. '겟 스마트'에도 나왔던 그 분, Terence St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