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개월 전 나로 되돌아가다.

2010. 7. 20. 01:57Life

1년 1개월 전 나로 되돌아갔다. 뭔 말이야? 말 그대로다. 1년 1개월 전, 그러니까 2009년 6월 18일로 돌아갔다. 그만큼 회복하는데 1년 하고도 1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처음 발병이 6월 17일이니까 지금 상태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1일치만 더 회복하면 된다. 그럼 이제 병원도 안녕, 길랑 군도 안녕이다.

오늘 처음으로 서서 샤워를 했다. 머리 위에 샤워기를 꽂고 내려오는 물을 맞으며 샤워하는 기분은 참 상쾌하다. 안타깝게도 병원엔 머리 위에 샤워기를 고정할 수 없어서 손으로 들고 했지만.

요즘 집 컴퓨터가 말썽이다. 그 악명높은 ntdll.dll 오류 ㅡㅡ;; 워낙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고 10가지가 넘는 해결 방법이 밝혀졌지만, 아직 원인이나 정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그 분, 그 분이 오셨다. 결국 원인은 찾아내지 못하고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지점에서 시스템 이미지를 백업하고 일단 보류. 이번 주말에 다시 싸워야지. 포맷 후 운영 체제 재 설치 3회에도 계속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무래도 프로그램 충돌이나 램의 문제가 아닐까 추정하는데, 프로그램은 특별히 충돌이 알려진 것은 사용하지 않고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일체 사용하지 않으니 가능성이 적다. 램은 아직 검사해보지 않았는데 메모리 테스트 해보고 다시 잘 장착되었는지 확인도 해보고 그 다음 문제가 해결되는지 봐야지. - 혹, 해결 방법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ㅠ.ㅠ

날씨가 무지 덥다. 복날이어서 그랬나. 낮엔 조금 부실한 영계 백숙 반계탕? 뭐 그런걸 먹고 저녁엔 고만고만한 맛의 밀면, 야참으로 굽네 순살로 원기 보충. 너무 먹었나? 드디어 3개월 반만에 굽네 쿠폰 10장 모았다!! 다음 주엔 공짜 칙힌 섭취해야지.

내일이면 라미 사파리가 온다. 내 평생의 네 번째 만년필. 이런 가격의 만년필은 처음이라 설렌다. 빨강이나 노랑으로 살껄 그랬나 하는 약간의 후회. 뭐 그래도 이 가격에 손맛만 괜찮으면 나중에 빨강 노랑 파랑 흰둥이 정도는 질러줄 수 있다. 만년필의 사각사각한 손맛에 익숙해지면 벗어날 수 없다. 뒤늦게 밀려오는 터키 옥색 잉크의 유혹. OMAS와 J.Herbin 사이에서 고민이다. 아마 오늘 내일 안에 결판 나겠지. 벌써 두시다. 늦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