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MT580 선물받았다!!

2010. 5. 29. 15:56Life/Desire

 오랜만에 집에 도착하니 택배가 와 있었다. 상자 위에 선명하게 보이는 NB. 오늘로 혜진이를 만난 지 7년이 지났다. 이제 8년째로 접어드는 중. 오랜만에 기념일을 맞아서 서로 신발을 선물했는데, 난 검정 구두를 선물하고 혜진이는 MT580을 사줬다. 그 택배가 벌써 도착했구나!! 기쁜 마음에 상자를 여니 580이 반짝이고 있었다.

 발이 편해야 몸이 편하다는 주의라서 신발을 살 때 모양만큼이나 편안함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어릴 땐 아디다스 엑신을 많이 신었다. 그 당시는 아디다스 엑신과 프로스펙스 헬리우스, 인스타펌프가 포함된 리복 벌집 에어 샤크와 나이키 에어 조던, 맥스 등의 농구화가 주류였다. 난 항상 아디다스 엑신을 신었다.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상당히 편했다. 걸을 때마다 '쉭쉭' 하는 소리가 나고 신발이 덜 마르면 에어 구멍으로 물기둥을 뿜던 엑신. 그 당시 운동화의 지존이었다. 고등학교 땐 컨버스 제품을 많이 신었다. 편안함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그땐 다른데 돈 쓰느라 신발 살 돈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신발도 많이 신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대학 때 기억에 남는 신발은 흰색/검은색의 찍찍이(벨크로)로 된 스탠 스미스 모델과 와플레이서 가죽 제품이다. 먼저 2003년도에 살 뻔했던 스탠 스미스는 신어보지 못한 제품이다. 정말 사고 싶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퓨마의 비슷한 제품을 샀다. 아디다스와 같은 뿌리의 푸마지만, 신발은 그리 편하지 않은 듯하다. 상당히 불편했고, 그 뒤로 푸마에서 신발을 산 적이 없다.

와플레이서
 와플레이서 가죽 제품은 2004년도에 명동의 신발 수입 매장에서 구매했다. 플랫폼 샵과 비슷한 종류의 매장이었는데 지금은 망해서 없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가볍고 편안해서 잘 신고 다녔는데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에서 다 같이 등산을 갈 때 별 생각 없이 신고 갔다가 월계수 모양 음각 부분이 찢어져서 눈물을 머금고 버렸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라 더 안타깝다. 와플레이서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움, 그리고 의외의 쿠션감.

 그리고 그 뒤로 많은 신발을 거쳐서 지금은 닥터 마틴 왈라비 스타일 제품, 아디다스 슈퍼노바 시퀀스, 아식스 찍찍이, 나이키 에어 맥스 90, 나이키 6.0 하이식스 등이 남았다.

맥스 90
참, 맥스 90은 혜진이 줬구나. 맥스는 뭐 워낙 유명한 모델이라 따로 할 말은 없다. 쿠션감이 좋다. 쿠션이야 97이나 360 같은 모델이 더 좋지만, 특가 세일 + 디자인 때문에 선택한 신발이다. 흰 바탕에 털실로 짠 듯한 갈색/베이지색 무늬로 되어 있다.

슈퍼노바시퀀스
 아디다스 슈퍼노바 시퀀스는 혜진이랑 같이 운동하려고 커플 신발로 샀다. 입원하는 바람에 운동할 때 많이 신지는 못했지만, 다리 힘이 없는 요즘 걷기 운동할 때 아주 좋다. 일단 무게가 가벼우면서 쿠션감이 좋다. 적당히 통풍도 잘 되고 좌우로도 균형감 있게 잘 감싸준다. 발바닥 받치는 느낌과 좌우로 감싸는 느낌이 좋아서 일상생활에서 신기에도 적당한 러닝화다.

닥터마틴왈라비
 닥터 마틴 역시 디자인과 편안함 때문에 구매한 제품이다. 마틴 씨가 전쟁 중 다친 다리를 위해 만들었다는 닥터 마틴. 투박한 모양과 묵직한 무게에도 멋스러움과 편안함을 잃지 않는 제품이다. 일단 신고 다니면 무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하고 에어 쿠셔닝 운동화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푹신하다. 단, 가죽 제품이라 관리를 해줘야 하고 여름에 발에 땀이 찬다. 대신 정말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엔 1460 8홀 시리즈로 하나 구매해야겠다. 지금 영국 마틴 사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96달러에 세일해서 판다. 대박 할인 ㅠㅠ

VOLT VL
 아식스 찍찍이는 군대 휴가 기간에 신으려고 아는 분이 운영하는 부산대학교 앞 아식스 상설 할인 매장에서 구매했다. 생고무 창에 세 줄로 찍찍이가 붙은 흰색 기본 모델. 가볍고 싸서 막 신으려고 샀다. 지각한 날 학교에 뛰어갈 때 좋다. 생고무 창이라 바닥에 짝짝 붙고 가벼워서 달리기도 편하고. 착용감은 와플레이서와 약간 비슷하다. 여담이지만 나이키를 설립한 그분들이 예전에 오니츠카 타이거 신발을 수입해서 팔았다고 한다. 아식스 나름 대단.

하이식스
 나이키 하이식스는 순전히 충동 구매한 신발이다. 길가다가 멀티숍 문 닫으면서 할인 판매하는데 SB 시리즈를 사러 갔다가 충동 구매한 제품. 별다른 특징이 없다. 바닥은 약간 딱딱하고 익스트림 스포츠용으로 나와서 혀가 과도하게 두껍다. 아마 SB 시리즈보다 조금 더 두꺼운 듯. 그런 이유로 외면받고 거의 신지 않는 상태. 다 나으면 푹신한 깔창 하나 끼워서 가끔 신어줘야지. 약간은 귀여운 디자인이지만, 현재는 비 오는 날 비상용으로 전락한 상태. 역시 신발은 밑창이 푹신해야 한다. 혀를 붙잡고 있는 검정 고무 밴드를 자르면 착용감이 더 좋을 듯. 일단 당분간은 실생활에서 가장 Extreme한 상황에서 신게 될 것 같다.

MT580RB
 그리고 이번에 기념일을 맞이해서 혜진이에게 선물로 받은 뉴발란스 MT580RB. 580은 사실 오래전부터 사려고 별러왔던 모델이다. 그 시절엔 국내에 정식 수입이 안되어서 일본 직수입 제품을 사야 했는데 국내에선 카시나샵 등에서 구해야 했다. 미타나 언디핏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유명하지만, 프리미엄 때문에 가격이 너무 비싸고 수집용이 아닌 실제 착용을 목적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난한 색상의 제품을 선택했다. 4년 만에 내 손에 들어온 580. 국내 정식 발매가 벌써 2년이나 됐으니 꽤 많은 사람이 신지 않을까 싶다. 권상우랑 탑이 신은 것 구경은 했다. 부드럽게 발 전체를 감싸줘서 발이 돌아가는 느낌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처음 신었을 땐 생각보다 바닥이 딱딱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좀 신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덜하다. 그래도 최근에 계속 신던 슈퍼노바 시퀀스와 비교해선 쿠션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오래 신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안정감이 만족스러운 신발. 신고 있으면 투박한 느낌이 거의 없이 귀엽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볍다.

 앞으로도 사고 싶은 신발은 정말 많다. 맥스 97, SB 에어 클래식, 프레드 페리나 존 바바토스 등의 운동화부터 락포트와 같은 컴포트화, 마틴 1460 8홀, 그 외의 빈티지 컨버스, 아디다스 등... 와플레이서를 잃은 충격이 커서 이제 신발은 항상 조심스럽게 신는다. 580도 아껴서 오래오래 신어야지. 혜진아 오래오래 잘 신을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