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11. 7. 27. 03:12Life

얼마 전 운전면허를 땄다. 그 나이 되도록 면허도 안 따고 뭐했느냐는 소리를 3천7백 8십만 번쯤 듣고 나니 따야겠다 싶더라. 친구 녀석이 시간 있을 때 얼른 따라고 해서 냉큼 땄다. 요즘 평일에 두 시간 정도씩 운전 연습을 하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특히 나무가 많은 산속 도로를 창문 열고 달리면 상쾌한 공기가 가득 느껴진다. 바람도 좋고. 이렇게 연습하다가 안 하면 나중에 또 어색하겠지?

가끔 큰 트럭이 옆을 지나갈 때나 갑자기 급한 왕 커브가 나올 때 머릿속에 사고 장면이 시뮬레이션 된다. '아, 저 트럭이랑 부딪히면 차 왼쪽 부분부터 ...' '저 커브에서 미끄러지면서 핸들이 반대로 돌고 차는 바깥으로 빠지면서...' 뭐 이런 식. 초보라 그런 건가? 하기 전엔 엄청 겁날 것 같았는데 재미있어서 다행. 빨랑 돈 많이 벌어서 차 사자!! Jeep Wrangler 타고시퍼라.

며칠 전 스마트폰을 샀다. 뭘 살까 예전부터 고민하다가 그냥 HTC 센세이션으로 Get!! 지금 같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아마 2005년쯤? 그때 HTC 제품을 참 탐냈었는데. 어쩌다 보니 꽤 시간이 흐른 후 HTC 제품을 사게 됐다. 그러고 보니 노트북도 스마트폰도 전부 대만꺼네. HTC랑 ASUS랑. 참, ASUS가 아수스가 아니라 에이서스라고? 뭔 소리니,,,

아직 이것저것 어색한 점이 많다. 어떤 어플이 있는지도 모르고 기본적인 방식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지른 녀석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아직 일주일은 안 됐지만, 조금 적응되는 듯. PocketPC 2002부터 Windows Mobile 5까지 PDA를 열심히 썼지. 벌써 몇 년이 흘렀네. 그땐 참 할 일도 없고 시간도 많고 카페까지 만들어가며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WM이랑 비슷한 듯하면서도 많이 다른 안드로이드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윈도 모바일은 컴퓨터처럼 레지스트리 좀 수정하면 웬만한 건 내 맘대로 됐는데, 이 녀석은 아직 파악이 잘 안 된다. 카페라도 하나 가입해서 글 하나하나 들춰봐야 하나?

사람들이 '루팅' 노래를 부르길래 그게 뭘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rooting이구나. root 접근 권한을 따내는 건가? 뭐 그런 거? 다른 건 다 그렇다 치고 루팅 안 한 스마트폰은 화면 캡처도 맘대로 못하네? 루팅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캡처 어플이 몇 개 있길래 해봤는데 안된다. 흠, 실망스러워 ㅉㅉㅉ. 뭔가 이유가 있겠지.

재밌는 어플이 많다. 가계부는 카드 승인 문자가 오면 알아서 내역 입력창을 띄워 주고. 버스, 지하철, 택배 조회 어플 참 편하네. 공부하는데 도움되는 어플도 많아서 열심히 영단어 공부 중. 일정 관리랑 전자우편 확인이랑 한 번에 다 되니 편하다. 카카오 톡. 공짜라 참 좋은데 자판 입력하고 있기가 귀찮다. 젤 맘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입력기를 맘대로 고를 수 있는 것. 첨엔 손에 익은 ez한글(LG) 어플 두 개 찾아서 쓰다가 둘 다 오타 나고 꺼지고 해서 제외. 두 번째는 처음 봐도 아무나 다 쓸 수 있다는 천지인 몇 개 받아서 쓰다가 역시 오타 및 여러 가지 불안 요소로 제외. 이전에 몰랐던 입력기를 받기 시작. 이것저것 찝쩍거리다가 딩굴?로 적응 중. 오타 적고 입력 편하고 자판 배열도 꽤 마음에 든다. 입력 방식이나 뭐 그런 걸 떠나서 생각해도 테스트해본 10개 넘는 입력기 중에 가장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좋다.

뭐니뭐니해도 젤 많이 사용하는 건 역시 놀 때. 만화보고 영화도 보고 음악 듣고. 전화기니 장난감이니,,, 그래도 매일 빠지지 않고 영어 공부하는 중. 깜빡이 암기의 효과를 기대해보겠어!! 다행히 아직까진 발견된 문제나 기계적인 오류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없어라~ 있어도 모르고 넘어가라~ 그립감 굿.

따르릉.

나: 네, 여보세요.
너: 응, 나야.
......
나: 형, 무슨 일?
너: 이번에 보니까 우리 회사 채용 공고가 났던데, 일단 인턴 해보고 결정한다니까. 다음 학기 졸업 하는 거지?
나: 응, 복학하고 졸업할라고. 그거 뭐 아무나 되는 건가ㅡㅡ''
너: 일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고 한 번 생각해봐
......

흠, 좋은데? 분위기도 괜찮다고 하고 조건도 괜찮고 위치도 나쁘지 않은 듯. 일도 내가 좋아하는 쪽이고. 음, 뭔가 이 찜찜한 기분은,,, 아. 그래. 합격을 해야 되는 거지? 쥐뿔, 아무것도 없는데? 태어나서 자격증이라고 이름 붙은 거 딱 세 개. 어릴 때 태권도 2품. 풋 ㅋㅋㅋ. 입원 전에 델프 A 1,2. 풋 ㅋㅋ. 얼마 전 딴 운전 면허증. 푸훗. 게다가 토익은 점수를 떠나서 예전에 본 것 유효기간 지남. 병원에만 2년을 있었으니 당연히 지났지 ㅡㅡ;;; 내가 접수된 서류 확인하는 사람이었으면 웃었을 듯. 학점, 개판. 나이. 꽤 있지. 몸 불편. 체력 저질. 아 ;;;;; 그만,, 안돼 ㅠㅠ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면 안 되지. 일단 뭐 필요한지 좀 살펴보고 부딪혀보자는 정신으로다가. 보이즈 비 앰비셔스.

일단 인턴이던 학교던 다시 서울 가려면 집부터 구해야 한다. 요즘 전세는 거의 없고 대부분 월세를 넘 많이 받아서. 학교 근처가 좋은데. 열심히 돌아다녀야겠구만. 뭔가 완행열차 타고 가다가 KTX 갈아탄 느낌. 시간의 밀도가 달라진 느낌이다. 그동안 얼마나 늘어져 지낸 건지.

내가 요즘 이렇게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