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Hongkong!!

2011. 2. 16. 02:46Life

홍콩. 쇼핑의 천국. 중국 반환. 엄청난 불꽃놀이.
홍콩이라는 나라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이 정도였다.
급하게 결정된 홍콩 여행.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따듯하고 생각보다 멀다.
길거리 어디서나 흡연하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어디에나 쓰레기통이 있다.
도저히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명품샵이 많다.
현지인과 외국인의 비율이 거의 5:5인 것 같다.
중국어를 사용한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야경이 멋지다. 어디서나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다.
교통비가 싸다. 일본이랑은 천지차이.
유명한 음식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딤섬, 국수, 딤섬, 딤섬, 윽,, 고수.
생각보다 작다. 지도 상으로 멀 것 같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가깝다.
외국인과 영어를 빼면 중국 같다. 풍습이나 사고 등이 중국이랑 비슷한 듯.
길거리 군것질거리가 꽤 많다. 그 유명한 비첸향 육포나 허유산 망고 주스부터 각종 꼬치, 타르트 등.
운전을 거칠게 한다. 교통질서 꽝!
MTR(지하철)이 잘 되어 있다.
지하철과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가 무지무지 빠르다.
주말엔 정말정말 사람이 많다. 평일은 그나마 한산함.
한국 사람만 보면 짝퉁 시계, 짝퉁 가방을 외치는 외국인들이 많다.

하나하나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우리와 다른 점이 많은 나라 홍콩.
그런 홍콩을 다녀왔다.

홍콩에 도착해서 YMCA 호텔에 짐을 풀고는 점심을 먹으러 하카훗으로 갔다. 한 건물에 OUTBACK Steak House랑 T.G.I. Fridays가 함께 있다. 오동통 새우가 든 하가우랑 새우랑 고기가 든 슈마이였나 그거랑 오향장육 비슷한 돼지고기 조림을 먹었다. 이땐 몰랐는데 돼지고기의 묘한 향이 고수였다. Coriander라고 하더라. 내 기억이 맞다면 커리 재료로도 사용되는 녀석인 것 같은데. 어쨌든, 내 취향은 아니다. '모우임싸이'라고 하면 고수를 빼준다는데 결국 돌아올 때까지 한 번도 써보지 못했다. ㅠㅠ 저렴하게 점심 해결.

식사를 마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Harbour City를 갔다. 대형 쇼핑몰 네 개가 모여 있는 초초대형 쇼핑몰인데 매장이 700개 이상 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침사추이의 하버시티. 실제로 보니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컸다. 일단 시계 매장. 평생 봐도 다 보지 못할 만큼 많은 시계를 하루 만에 다 구경했다. Patek Philippe이나 Vacheron Constantin, A. Lange & Sohne부터 시작해서 Ulysse Nardin, Jaeger LeCoultre, Blancpain, Rolex, Audemars Piguet, Breguet, Breitling, Chaumet, Chronoswiss, IWC, Franck Muller, Maurice Lacroix, Piaget, Omega, Tudor 등등... Omega나 Rolex 샵은 발에 차이도록 많다. 가방도 보고 옷도 보고 신발도 보고 주변 구경도 하고.. 체력 소진. 돌아다니다가 그 유명하다는 Jean-Paul Hevin 초콜릿을 사 먹었다. 가격은 엄청난데 맛은 그 정도는 아닌 듯. 여러 개 사서 비교하면서 먹어볼걸 그랬나?

저녁 식사도 하버시티 안에서 해결했다. 일단 첫날 저녁은 크리스탈 제이드로 낙점! 탄탄면과 샤오롱빠오(맞나?)를 주문했다. 워낙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대했는데 이건 뭐-- 비쥬얼도 별로 맛도 별로. 게다가 너무 붐벼서 음식 맛도 제대로 못 느낀 것 같다. 생각보다 실망스러웠음. 아마 삼십 분도 안 돼서 나왔던 것 같다. 우리 입맛이 독특한 건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예약해둔 AquaLuna를 타러 간다. 아쿠아루나는 붉은 돛의 배다. 홍콩은 매일 8시부터 온 도시가 하나가 되어 심포니 오브 라이트라 부르는 레이저 쇼를 펼친다. 아쿠아루나를 타면 그 시간에 바다에서 그것도 배 - 정크 선이라고 하는데 어릴 때 대항해시대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 위에서 시원한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레이저 쇼를 볼 수 있다. 배를 타고 자리를 잡으면 승무원분들이 돌아다니면서 맥주나 와인, 음료 중 원하는 것을 갖다 준다. 배가 출발하면 느긋하게 맥주 한잔하면서 즐기면 된다.

배가 출발한 다음 8시가 되면 요란한 음악과 함께 현란한 레이저 쇼가 시작된다. 배 위에선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스타의 거리에서 찍은 심포니 오브 라이트 사진을 살짝. 레이저 쇼는 정말 멋지다. 일단 바다 근처에 있는 큰 건물은 거의 다 참여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ifc와 컨벤션 센터(오페라 하우스 비슷한 건물)가 가장 눈에 띄는 듯. 쌤숭과 엘지도 있다. 보는 위치마다 느낌이 다른데 범인을 추적하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고 건물이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어차피 매일 볼 수 있으니 한 번쯤은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쿠아루나는 생각보다 크고 웅장하고 붉은 돛이 매력적이고 무지하게 흔들린다. 게다가 거리는 춥지 않지만, 바다 위는 상당히 춥다. 바다 위에서 얇은 니트 한 장만 입고 차가운 맥주 마시다가 입 돌아가는 줄 알았다. 한 외국인은 승무원에게 일행이 멀미가 심하다며 멀미약이나 봉투 있느냐고 묻기도 했는데 멀미가 심한 사람은 '귀밑에'라도 붙이고 가야 할 것 같다.

레이저 쇼가 끝나고 육지로 돌아온 다음 호텔에서 옷을 챙겨입고 다시 레이디스마켓으로 출발! 레이디스마켓은 동대문 같은 야시장이다. 옷, 가방, 잡화, 악세사리 등 다양한 물품을 파는데 가격이 저렴하다. 군것질거리도 많이 팔고 사람도 많고 거리는 좁고 복작복작한 분위기. 짝퉁 시계나 가방도 많이 판다. 레이디스마켓의 묘미는 가격 흥정. 처음 부른 가격에 절반 정도를 후려치면 웬만해선 다 깎아준다. 여기서 이번 여행 유일한 기념품인 말보로 라이트 문양 지포 라이터를 샀다. HKD 30에 샀는데 이땐 아직 적응이 덜돼서 가격을 제대로 못 깎은 듯. HKD 20이나 25엔 살 수 있을텐데! 대략 한국 돈 4천3백 원 정도다. 레이디스마켓의 물건이 내구성이 아주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물건 살 때 주의하고 꼭 1/2나 1/3 정도 가격으로 구매하자. 다행히 내 라이터는 아직 제값을 하고 있다.

레이디스마켓에서 침사추이 쪽으로 걸어 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비첸향에서 육포 사고 편의점에서 물이랑 샌드위치 사서 숙소로. 아 힘들다. 발바닥이 쑤신다. 샌드위치는 고수 덩어리. 비첸향 육포는 정말 맛있다. 이전엔 딱딱해서 육포를 먹지 않았는데 비첸향 육포를 먹고 반했다. 명동 가면 꼭 먹어봐야지! 숙소에서 발마사지도 하고 욕조에서 피로도 풀면서 그렇게 홍콩에서의 첫날이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