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차역.

2011. 1. 10. 02:44Life/Photo

Platform Unfocused, 2011

 어느 역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플랫폼의 하얀 벽을 보고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창을 통해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반짝반짝 빛나는 세상.

 한 번에 두 가지 세상을 보여주는 창.

Platform Focused, 2011

 가까운 곳에 다가가면 먼 곳이 흐려지고 먼 곳에 다가갈라치면 가까운 곳이 흐려진다.

 창은 공평하게 한 세상만 또렷이 보여준다.

 기차에서 창을 통해 보는 세상은 또 다른 모습이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두 가지가 아닐까?

 아니, 두 가지가 아니라 수 십 가지겠지.

 어쩌면 마음의 눈을 감아버린 우리에게만 단 하나로 보이는지도 모른다.

 '내 세상'을 살기에 바빠 타인의 세상은 보지 못하는 닫힌 눈.

 이 도시가 바로 '눈먼 자들의 도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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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12011.01.10 15:45

    "눈먼자들의 도시"...

    사실 현재 우리들이 보는 세상은 어떤 이에게는 넓고, 어떤 이에게는 좁은 부분일 것입니다...

    기차역인데 역명이 쓰여있지 않은 한 부분을 찍으셔서 그런지 여러가지 상상이 가능하군요...^^

    마음의 눈이 진정으로 보는 것이겠지요...

    예전에 사회복지 과목 실습으로 조를 나누어서 휠체어도 타보고, 목발도 짚어보고, 보조기 등도 몸에 지닌채 다녀도 보고, 심지어는 안대를 한채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 계단이나 학교 주변을 다녀본 적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 실습했던 학생들 모두 온몸에 멍이 들어가 골병이 들었더군요... 하지만 소감들을 낭독하는 자리에서 모두들 "여태까지 모르던 세계를 경험했다"는 말이 공통으로 나왔지요... 사실 자신이 그런 상태가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게 있지요...

    예전에 대형면허 합격 때에도 버스를 몰고 연습중일 때 나 자신도 전에는 쩔쩔매던 시절이 있었는데, 한층 여유를 가지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은근슬쩍 아래로 지나다니는 1,2종 보통 연습생들의 모습을 깔보기라도 하듯이... 그 모습이 나 자신 속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눈" 하니까 제시카 알바 주연의 "디아이"란 영화도 기억나네요... 영화 내용 중에 서양에서는 그런 일이 많이 있었다던데... 마녀가 씌었다고 해서 무고한 여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부분인데, 그 눈을 제시카 알바가 이식받으면서 귀신을 볼 수 있게되는 그런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저승사자인데 영화에서는 형체만 사람처럼 된 놀라운 CG 기법으로 표현해 내어서 놀라웠던 영화였지요...

    또 전에는 "마이크로의 세계"인지 자세히 기억을 안나지만,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를 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볼 수 있는 다큐를 한 적이 있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뾰족한 못의 끝부분이었는데, 현미경으로 가장 배율을 크게 해서 살펴본 결과, 끝부분이 뾰족한 게 아니라 둥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 것 마저 보이는 것으로 단정지어 결과물을 탄생시키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보여준 씁쓸한 단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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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circlash.tistory.com BlogIcon circlash2011.01.11 00:50 신고

      여러가지 모습의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도 직접 격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죠. 다른 세상을 이해하는 것, 인정하는 것,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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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Why.thoth.kr BlogIcon Why차단2011.01.10 17:35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 역시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진심 작가 선생님 같아요 쿠쿠쿠 ^ ~^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셨어요~? (또는) 누구를 위해 가고 있으셨어요~?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부디 타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으며 더 큰 상처를 주지 않길 바랍니다.. 단지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만큼 타인의 모습과 마음.. 그리고 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꺼 같아욤~!

    P.S 아 티스토리에서 계속 저를 차단시키고 있어욤 ㅡ _ㅡ;; 혹시 자동 필터링에 제 리플들이 마구 있을 수 있으니 시간 날 때 한번씩 살려주세요 ;;
    (아유 계속 차단 당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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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circlash.tistory.com BlogIcon circlash2011.04.03 01:48 신고

      아마 집에오는 길이라 부산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을껄요~ 전 가만 앉아있고 철마만 열심히 달렸지만요^^

      타인의 존재, 자신의 존재. 그 자체를 본다는 것, 그 본질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본질을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

      요즘 카네기가 쓴 인간관계론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앞부분에 "상대방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여주라"라는 대목이 있더라구요.

      과연 내가 타인에게 진정한, 순수한 관심을 보인 일이 얼마나 있었던가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같이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것을 실천하지 않는 내가 이상하기도 하고 못났기도 하네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playing님 이야기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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