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차역.

2011. 1. 10. 02:44Life/Photo

Platform Unfocused, 2011

 어느 역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플랫폼의 하얀 벽을 보고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창을 통해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반짝반짝 빛나는 세상.

 한 번에 두 가지 세상을 보여주는 창.

Platform Focused, 2011

 가까운 곳에 다가가면 먼 곳이 흐려지고 먼 곳에 다가갈라치면 가까운 곳이 흐려진다.

 창은 공평하게 한 세상만 또렷이 보여준다.

 기차에서 창을 통해 보는 세상은 또 다른 모습이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두 가지가 아닐까?

 아니, 두 가지가 아니라 수 십 가지겠지.

 어쩌면 마음의 눈을 감아버린 우리에게만 단 하나로 보이는지도 모른다.

 '내 세상'을 살기에 바빠 타인의 세상은 보지 못하는 닫힌 눈.

 이 도시가 바로 '눈먼 자들의 도시'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