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포장지에서 형광 물질 발견, 피자에 이어 치킨까지...

2010. 8. 10. 23:29Life/Chat

 신문에서 치킨 속 포장에서 형광 증백제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문득 얼마 전 피자의 속 포장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되었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 목록에 내가 싫어하는 피자헛과 좋아하는 파파존스가 함께 들어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제 치킨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런 기사를 봤다고 오늘부터 치킨 피자를 안 먹을 건 아니지만, 그냥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런데 더 우울해지는 건 같은 내용의 기사를 2004년 6월 연합뉴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전라북도 도내 99곳의 식당을 대상으로 해당 식당의 식품포장지를 검사한 결과 치킨집 11곳, 제과점 3곳, 피자집 1곳 총 11개 점포의 식품포장지에서 형광증백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최근에 나온 피자와 치킨 포장지의 형광증백제 발견 기사를 읽은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겠지. 2004년의 저 기사와 2010년의 기사는 거의 같다. 단지 2004년 기사는 그 배경이 전라북도이고 2010년엔 대형 프렌차이즈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는 차이뿐.

 물론 같은 기사가 반복된다는 그런 어거지를 부리고 싶은 건 아니다. 형광증백제는 물체를 희게 보이게 하는 염료의 일종이다. 치킨이나 피자 속 포장이 흰색이 아니면 안 되는 건가? 아마 소비자 100명을 붙잡고 물어봤을 때 90명 이상은 희고 깔끔한 속 포장보다는 조금이라도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형광증백제가 없는 희지 않은 속 포장을 선택하지 않을까? 6년이다.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건강한 식품은 요즘 우리 모두의 관심사다. 오죽하면 웰빙(순 우리말로 '참살이'란다. 근데 참살이라고 표현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참살이라...)이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되었을까. 그런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도 6년 동안 식품포장지 하나 바꾸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왠지 모르게 서글프다.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한다고 했을 때도 걱정은 되었지만, 이처럼 서글픈 기분은 들지 않았다. 광우병이란 인간 욕심의 부산물보다 이 작은 포장지 하나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