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

2010. 11. 14. 01:13Life

의미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만물은 각각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그것이 사람에 의해 활용될 때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과연 세상에 무의미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

물통은 물을 담는 도구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내가 그 물통에 담긴 물을 마실 땐 나에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추가로 갖게 된다.
지금 내가 두드리고 있는 이 키보드 역시 글자를 입력하는 도구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내가 키보드를 눌러서 글을 입력할 땐 내 생각을 글로 옮기는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추가로 갖는다.
비단 물통이나 키보드 뿐 아니라 모든 사물은 의미를 지닌다.

식물은 초식 동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산소, 수분을 조절한다는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나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키우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동물은 또 다른 육식 동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 그 균형을 유지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나에게 친근감과 애정을 갖게 한다.

과연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동물이나 식물, 사물은 그 자체의 의미를 가진다.
그 의미는 그걸들의 본질에서부터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럼 나의 본질적 의미는 무엇일까?
또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사고에서 비롯되는 나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에게 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내게 그는 어떤 의미인가?
내가 그에게 부여한 의미와 그가 나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그것들은 어떤 유기적인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가?

무의미함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든다.
내가 그에게 의미를 잃는 순간 그에게 있어서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가 나에게 의미를 잃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존재 가치를 규정하는 그 의미.
잃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