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서 맞이하는 아침.

2011. 1. 7. 08:35Life

 벌써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몸이 이상하단 걸 느끼고 병원을 찾았던 그 아침 이후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567일 만이던가? 참 많은 일이 있었던 시간.

 글쎄, 부모님은 참 고생 많이 하셨을 거다. 몸 고생 마음고생. 나? 난 생각만큼 상상만큼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 느낀다.

 잃은 것이 많은 만큼 얻은 것도 조금 있다. 잃은 것은 뭐.. 현재로선 무릎 아래와 손목 아래의 아직 완치되지 않은 부분의 불편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돈. 일부 가벼운 인간관계. 음.. 그다지 많지는 않네.

 얻은 것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여유. 내 몸에 대한 기본적인 해부학적 지식. 질병과 치료에 관한 또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나름의 결과. 몇몇 친구. 앞으로 더 치료를 해 나가야 할 녀석들. 끈기. 건강 관리는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 삶에 대한 의지와 살아 있다는 행복감.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 누구였더라, 이 말을 자주 사용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 몇 달 통원 치료하면서 수영장에서 수영도 좀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도 좀 하고 - 뛰는 게 좋은데 뛰질 못하니 답답하긴 하다 - 영어 공부도 하고 - 토익 다시 봐야 한다고 친절하게 전자우편으로 알려주시는 와이비엠 - 사서 읽지 않고 처박아둔 40권 가까이 되는 책도 좀 읽고 그 외에 각종 취미 생활들을 즐기다 보면 금방 가을이 되겠지.

 어쨌든, 결론은 약간 어색한 기분이라는 거다. 군대에서 막 나왔을 때 느끼는 어색함의 10배 정도? 오늘부턴 적응기다. 다음 주가 끝날 즈음이면 적응되겠지. 어쩌면 잠시 후 9년 만에 제대로 집에서의 일상적인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