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2005) - 김지운

2010. 10. 5. 01:20Life/Culture

달콤한 인생.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언제나 움직이는 건 마음이다. 내 마음, 그의 마음, 그녀의 마음, 너의 마음.

움직인 마음은 항상 새로운 결과를 불러온다. 그 결과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이미 움직인 마음은 그 결과를 바라보는 눈을 멀게 한다.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두 눈을 가리고 달리는 아이처럼.

그 아이는 발길이 닫는 대로 뛰고 또 뛴다.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여기가 어딘지, 그리고 결국엔 내가 왜 뛰는지 알 수 없다.

왜? 왜라는 질문은 참 많은 말을 함축한다. 단 한마디로 수백 마디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왜?라는 물음이다.

수많은 말들을 내뱉고 주먹이 얽히고 피가 튀기고 총탄이 날아다닌다. 그래도 그들은 왜?라는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 그런 고집스러움이 닮아 있다. 그렇기에 그를 선택했고 믿음이 깨어졌고 지금 이 자리에서 왜?냐고 묻는다.

바로 이 왜?냐는 물음이 달콤한 인생의 본질이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답할 수도 그만둘 수도 없었다. 그와 닮아있는 또 다른 그 역시 이룰 수 없는 꿈에 슬펐고 눈물이 난다. 또 그렇기에 그를 용서할 수 없었고 멈출 수도 없었다.

수많은 꿈이 있다. 이루어진 꿈, 이룰 수 있는 꿈,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꿈. 그렇지만, 어디에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에 슬프고 아프다. 그러나 동시에 그렇기에 더 달콤하다. 그래서 인생은 달콤하다. 바로 그 맛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