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1 -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

2010. 8. 29. 20:55Life

주말에 혜진이와 함께 부산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첫 목적지는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 인터넷에 부산 제1의 돼지국밥이라고 한다기에 궁금한 마음에 가보기로 했다. 나야 뭐 워낙 돼지국밥을 좋아해서 자주 먹지만, 평생 중부 지방을 벗어나지 못한 혜진이는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어떤 맛일까 궁금해하며 대연동으로 출발!!

길 건너에서 쌍둥이 돼지국밥을 바라보니 그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모습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문밖까지 늘어선 사람 행렬이 신기하다. 사실 돼지국밥 집에 이렇게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라 그런 거지??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헥헥; 10분쯤 기다려서 드디어 입성! 음식점에서 기다리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데 ㅠㅠ 2시 반이나 됐는데도 가게 안을 가득 메운 손님. 진짜 맛있나 본데?? 쌍둥이 국밥은 국내산 돼지 국내산 김치만 사용한단다. 메뉴는 평범하다. 어느 국밥집에서나 볼 수 있는 돼지국밥, 내장국밥, 내장수육, 돼지수육, 그리고 국밥과 수육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수육백반, 일명 수.백.@@.

주린 배를 붙들고 무려 15분쯤 기다리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상 한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고 앉아 젓가락 세례를 받으며 거들먹거리는 그대의 이름은 수육. 수육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중탕 형식으로 나온다. 수육 접시 아래 보이는 저 삼발이 같은 구조물 아래에 고체 연료가 열심히 불타며 위의 스뎅 접시에 있는 물을 데워서 그 물로 수육 접시의 온도를 유지한다.

수육 One more time~ 난 내장국밥을 시켰는데 아주머니께서 돼지국밥 2개를 갖다 주신 바람에 나중에 내장을 추가해주셨다. 그 덕분에 이렇게 넘칠듯한 내장+돼지국밥이 돼버렸네. 부추도 듬뿍 넣고 매콤한 고추 마늘과 함께 고고씽!!

허겁지겁... 결국, 마지막 한 톨까지 다 먹어치웠다. 앗, 마늘이랑 파가 한 조각 남았네 ;;;;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은 특이하게 부산 사람보다는 외지인 - 특히 서울 사람 - 이 많이 찾는 가게다. 돼지국밥이면서도 잡냄새 없고 맑은 - 약간 갈비탕 스타일 - 국물이라서 외지 사람들과 여성분도 큰 거부감 없이 먹는 것 같다. 맛도 나쁘지 않다. 특히 수백 시켜서 수육과 함께 먹으면 딱 좋다. 수육은 항정살과 삼겹이 반씩 나오는 것 같다. 사실 부산 최고의 돼지국밥이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비위가 좋지 않아서 돼지국밥을 먹지 못했던 사람에겐 딱이다. 양도 넉넉하고. 대신 사람이 많으니 점심시간에는 기다릴 각오를 하고 가야 할 듯.

쌍둥이 돼지국밥은 대연역에서 왼쪽에 부산은행을 끼고 좌회전해서 쭉 500m쯤 들어가면 왼쪽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