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ption (2010) - Christopher Nolan

2010. 8. 7. 21:09Life/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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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영화 소개 코너에서 인셉션이라는 영화 제목을 처음 들었다. 그때 알게 된 정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16세 때부터 준비했단 것. 이후에 다시 다른 영화 프로그램에서 인셉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맞춤법 검사기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란다. ㅋㅋ - 가 나온단 정보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서 지나가는 이야기로 인셉션이 사람의 꿈에 들어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떠오른 생각. '앗, 파프리카잖아!!'

 파프리카란 제목은 약간 생소할지 모르지만, 시간을 달리는 소녀란 제목은 대부분 알 것이다. 몇 년 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대인기를 얻은 작품이니까. 두 작품은 모두 츠츠이 야스타카란 일본 SF 소설의 대부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이다. 파프리카의 내용은 환자의 꿈에 들어가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모티브로 여러 사건이 발생하는 소설이다.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게 읽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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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셉션의 첫인상 역시 인상적 - 첫 인상이 인상적...뭔가 이상하군. - 이다. 사람의 꿈속을 탐험하는 장비라니. 거기다가 멀티 플레이어도 지원하는 다분히 21세기 적인 발상이다. 5인용 정도는 일도 아니다.

 뭐 여기까진 그렇다고 치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꿈속의 꿈. 이건 뭐 악몽의 대표주자다. 악몽을 꾼 다음 깼는데 그 악몽이 반복되는 꿈속의 꿈. 최고의 악몽이지. 인셉션 역시 마찬가지다. 꿈속의 꿈속의 꿈속의 꿈... 결국, 인셉션에서도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잃은 자는 꿈속에 갇힌다. 그야말로 최고의 악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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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셉션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니 결론에 관한 이야기가 많더군. 뭐 영화 프리뷰나 리뷰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이지만, 혜진이와 함께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어떤 분은 7가지나 되는 가설을 제시하셨다. 하나하나가 다 공감 가는 내용.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코 그 분을 비난하거나 흠잡으려는 의도가 아니니 본인이 보시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꼭 단정적으로 결론을 유추하고 아귀를 맞춤으로써 만족감을 얻어야 하는가. 인셉션 처럼 열린 결말을 갖는 영화는 참 많다.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뭐 어쨌든, 열린 결말은 수많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결론을 유추하게 한다. 나 역시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그런데 7가지든 10가지든 결말을 내게 되면 결국 그 열린 결말은 열린 것이 아니라 10가지 서로 다른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선입관이란 무서운 것이니까. 난 재미있게 본 영화는 DVD를 구매해서 10번이고 20번이고 계속해서 보는 타입이다. 그리고 결국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어도 난 10가지 중 하나의 결론을 유추하고는 만족스러워 할 것이다. 난 그렇다. 난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고 쉽게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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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인셉션은 꽤 재미난 영화다. 정말 21세기에나 볼만한 발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다시 꾸고 싶지 않은 악몽이 떠오른다. 꿈속의 꿈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