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go와 Fight Club.

2009. 1. 25. 00:33Life/Culture

 새해맞이 DVD를 대량 구매하면서 Fargo와 Fight Club DVD도 샀다. 어린 시절에 좋아해서 많이 봤던 영화들이다. 꽤나 오랜만에 봤는데 느낌이 새롭다. Fargo는 좀 쓸쓸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특히 살인사건이라면 뭔가 특별한 감정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마지는 그런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심지어 시체를 기계에 넣고 가는 장면을 보고도 그날 저녁엔 평소와 마찬가지로 남편과 한 침대에서 TV를 보고 대화를 나눈다. 경찰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세상 사람 모두가 어느 순간 그렇게 무관심하게 살도록 돼버린걸까? 돈 때문에 부인의 납치를 부탁한 남편.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세상엔 알 수 없는 일, 알 수 없는 사람투성이다. 무엇보다도 무관심하고. Fight Club은 예전에 느꼈던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무엇인가 조금 모자란듯한 느낌이랄까? 어린 시절엔 '남자는 이래야해!' 하는 마음에 속으로 Fight Club을 동경했던 것 같다. 아니, 그랬다. 동경이라는 마음을 잃어버린 지금은? 왠지 모르게 허술해 보인다. 너무나도 좋아하는 노튼이 나오지만 허술한 건 허술한 거다. 그렇긴 해도 실제 Fight Club이 있다면 한 번쯤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