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RED WING SHOES 8111 IRON RANGER

2014. 8. 17. 23:48Life/Desire

My Iron Ranger

예전부터 유난히 레드윙과 인연이 없었다. 사려고 하면 다른 브랜드 제품이 좋은 가격으로 나오고 해서 몇 년째 생각만 하고 구매는 못 했던 신발 중 하나다. 이상하게 레드윙은 하얀 크리스티 솔(Christy Sole)과 목토(Moc Toe) 제품에 눈이 가질 않아서 내 위시리스트는 항상 벡맨(Beckman)과 아이언레인저(Iron Ranger) 뿐이었다. 그러다가 몇 달 전 문득, 정말 갑자기, 대박 세일도 아닌데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된 녀석이 바로 이 아이언레인저.

간만에 박스 찍었네. 박스에 손잡이가 달려서 들고 다니기 좋다. 사무실에서 집에 들고갈 때 유용했음. 박스를 열면 종이에 싸여서 요렇게 대강 들어있다.

박스를 유심히 보니 1905년부터 시작했고 Quality, Craftsmanship, Durability, Comfort 네 가지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하네. 까만 털뭉치는 보롱이 꼬리. 제품번호와 사이즈 등의 정보도 스티커로 붙어 있다. 마데 인 우사라고 굳이 적어둠.

날씬하게 빠진 스타일에 Toe 부분에 가죽을 한 장 덧댄 스타일. 무난한 6인치에 아일렛과 후크가 같이 있는 스타일. Muleskinner(8113)가 탐났는데 Amber Harness가 더 싸길래 그냥 이걸로 삼. 나중에 기회 되면 뮬스키너 살 일 있겠지.

Toe Cap 부분의 검정색 4선 스티치. 옆구리와 엉덩이의 검흰검 3선 스티치. 대각선으로 살짝 올라가는 발목과 갈색흰색 점박이 코르크솔. 코르크솔은 정체를 잘 모르겠다. 어떤 특징이 있는 건지. 코르크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깔창이 없는데도 발바닥이 불편하지 않다. 근데 인터넷을 살짝 둘러보니 불편하다는 얘기가 많으니 착화감에 대한 부분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정도로만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다.

가죽 느낌은 대략 이 정도. 웰트도 이 정도. 미국 부츠 특유의 아주 깔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별로라고 할 수도 없는 정도. 실제 새 제품의 색감은 왼쪽 사진과 가장 비슷한 것 같다. 몇 번 신고 상처 나면 색이 꽤 변하긴 한다.

뒤태. 역시 검흰검 3선 스티치. 특이하게 힐 부분을 잡아주는 스티치가 없다. 뭐 부츠라 벗겨질 염려는 없지만. 생각만큼 빵빵하진 않은 엉덩이 샷. 이 사진보다는 실물이 조금 더 빵빵하다.

마지막으로 혀 부분. 모델No.8111, 사이즈 US7.5D, MADE IN USA.

한 두 달 신으면서 느낀 아이언레인저 특징을 대강 적어보면.

  1. 가죽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발 안 아프다. 길들일 필요 없이 물집도 없이 그냥 편하더라. 물론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 부분은 개인차가 클 듯하다.
  2. 쿠션감은 없지만 착화감이 나쁘지 않다. 무겁지 않은 편이다.
  3. 청바지나 치노나 대부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4. 코르크솔이 비 오는 날 미끄럽다는 이야기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미끄러운 느낌의 운동화보다 비 올 때 접지력이 더 좋다.
  5. 발볼이 넓지도 좁지도 않은 내 기준으로 사이즈는 다른 미국부츠랑 비슷한 수준. 보통 미국 부츠 7~7.5 신고 운동화 8 정도 사이즈인데 7.5D 사이즈가 편안히 잘 맞는다. 7EE도 잘 맞을 듯.
  6. Cap toe 스타일이라서 한 사이즈 크게 가도 적당한 길이로 보인다. Thorogood 플레인토 7.5D 모델과 비교해보면 Thorogood이 훨씬 길어 보인다. (실제 길이는 안 재봐서 모름.ㅋ)

다른 레드윙을 안 신어봐서 모르겠지만, IR은 딱히 길들일 필요 없어서 좋군. 사실 벡맨 9014를 못 사서 아쉬웠는데 실물을 보니 그런 생각이 안 들어서 좋다. 다음엔 왠지 벡맨 9014 대신 세미드레스나 바이버그 서비스 부츠 쪽, 아니면 THE RISING SUN MFG CO나 ACE BOOT CO 라인맨으로 갈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물론 주머니 사정이 여유 있을 때...) 참, 구두끈은 별로다. 벡맨처럼 왁스코튼이면 좋을 텐데. 나중에 기회 되면 다른 걸로 바꿔줘야겠다.